난생 처음 물김치를 담아보았다. 돌나물이 지천에 널려 먹어도 먹어도 끝이 없어서 물김치를 담그기로 한 것. 늘 엄마가 해준 것만 먹다가 내 손으로 김치를 담근다고 하니, 엄마가 뜯어 말린다. 당장 물김치 담가서 택배로 부쳐줄테니 담그지 말고 기다리라는 거다. 엄마가 음식 만들어서 보내주는 재미로 사는 건 알겠는데, 이번만큼은 내 손으로 직접 해보고 싶어 당장 실행에 옮겼다. 수능 보고 성적 기다리는 것보다, 원서 내고 합격통지 기다리는 것보다 더 떨린다. 진인사대천명의 마음으로 기다려보자.

1. 돌나물을 깨끗하게 다듬고, 잘 씻어서 물기를 뺀다.
-
돌나물을 손으로 많이 주물럭거리면 풋내가 난다.
- 소금에 절이지 않는다.

2. 찹쌀풀(혹은 밀가루 풀)을 묽게 쑤어 식혀놓는다.(스프 끓인다고 생각하면 됨)
- 고추가루를 면모에 싸서 붉은 물을 내는 것이 보통인데, 아기가 먹을 거라 하얗게 했다.

3. 당근과 사과는 나박나박, 양파는 채썬다.
- 이외에도 무나 오이를 나박하게 썰어 넣으면 좋다.
- 청양고추와 홍고추를 넣어서 매콤하게 먹어도 맛있는데, 아기도 같이 먹을 거라 고추는 뺐다.
- 조미료를 안 넣는 대신, 감칠맛을 위해서 사과나 배즙을 넣으면 좋다고 하는데, 즙을 내기가 귀찮아서 사과편을 썰어넣었다.

4. 김치통에 식혀놓은 찹쌀물+여분의 물을 부은 다음, 소금으로 간하고, 준비한 야채를 넣는다.
- 돌나물에서 물이 빠져 나오기 때문에 약간 간간하다 싶을 정도로 한다.
- 옛날 엄마들, 혹은 식당에서는 뉴슈가라는 인공감미료로 맛을 내는데, 여기에는 사카린나트륨이라는 유해물질이 들어가니, 이때는 엄마 말을 거역하는 것이 좋다.

5. 밖에 하루정도 두었다가 맛이 들면 냉장고에 넣는다.
- 돌나물 물김치는 맛들고 일주일 안에 먹는 게 가장 좋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오랜만에 날이 화창하다. 창문을 다 열어 바람을 들인다. 어제 따온 제비꽃이 시들기 전에 부랴부랴 화전을 부친다. 찹쌀가루에 선물받은 귤가루를 섞어서 반죽을 했더니, 색깔이 노리끼리하다. 


반죽을 되게 했더니 화전이 아니라 완전 호떡이 되었다. 화전은 왜 배불리 먹는 게 아닌지 알겠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반죽이 서로 닿으면 서로 들러붙기 때문에 많이 부치지도 못하고, 겹쳐서 층층이 놓을 수도 없기 때문...어쨌든 몇시간에 걸쳐 오늘 저녁 디저트 완성! 참으로 슬로~~~푸드다.

 

화전을 부쳐서 그런지, 오늘 날씨가 그런 건지, 덥다. 봄! 올 때는 우물꾸물 더디게도 오더니만, 이렇게 한방에 훅~가나...흑-.-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이웃에 사는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대봉시 한 바구니와 를 얻어왔다. 양양에 사는 지인이 직접 수확해서 보내준 것을 인심 좋게 나눠준 것이다. (역시 좋은 친구^^) 대봉시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홍시가 되기도 하지만, 깍아 말리면 겨울 간식, 호랑이도 탐하는 곶감이 된다. 재미 삼아 곶감을 만들고 싶었지만, 걸어 말릴 곳이 마땅치 않아서 포기했었다. 그런데 무심코 대봉시 꼭지를 보다가 곶감으로 말려먹지 않으면 보내주신 분(일면식도 없지만, 곶감으로 맺어진 인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꼭지 하나하나를 곶감 말리기에 좋게 T자형으로 잘라주신 것이다.(아래 사진처럼)
 

바로 행동에 착수했다. 먼저, 집에 있는 털실을 감꼭지에 묶은 다음, 감을 깍아서 하나씩 걸어두었다. 말랑해지고 있는 걸 제외하니 꼭 9개가 되었다. 9는 내가 젤로 좋아하는 숫자^^ 예전부터 마당이 있는 집에 살면, 감나무 한 그루 심어야지 생각했었는데 그 꿈을 이렇게 이루나...감격^^. 해마다 이렇게 감을 깍아 말리면 보기에도 좋고, 좋은 간식이 될 것 같다. 오늘만은 우리딸 얼굴보다 걸어둔 감을 더 많이 쳐다보게 된다.^^


아...감을 걸어둔 곳은 죽부인이다. 처마가 없어 고육지책으로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마침 창문에 고리가 있어 거기에 겨울에 쓰지 않는 죽부인을 걸고, 죽부인에 감을 매다는 방식이다. ㅋㅋㅋ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맞나보다.^^


물론 껍질도 버리지 않았다. 감 껍질 말리면 맥주 안주로 완전 따봉!!! 볕이 잘 드는 장독 위에 널어두었다. 감이 우리집 베란다에 국화꽃을 압도한다.


곶감 만드는 데 주의할 점
1. 수분 증발을 위해서 껍질은 최대한 얇게 깍아야 한단다. (이 사실을 다 깎고나서야 알았음;;;흐흐흐)
2. 아무데나 건다고 곶감이 되는 게 아니다. 오픈되어 있는 공간이 좋고, 아파트라도 햇빛과 통풍이 잘 되는 곳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곶감은커녕 곰팡이감이 된다.;;
3. 일기예보를 참고해서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으면 보류해야한다. 첫 며칠동안 날씨가 맑아야한다.
4. 대략 보름이 지나면 떫은 성분인 탄닌 성분은 없어지고 말랑말랑해져 반건시로 먹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반건시 무쟈게 좋아함^6)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이웃에 사는 친구가 마실왔다. 아무때나 부담없이 친구가 있고, 아무렇게나 어지러진 집구석에 친구를 맞아 그야말로 먹는 반찬에 숟가락 하나만 더 얹어 밥을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원래 나는 누가 집에 온다고 하면 며칠전부터 대청소하고 먹을 거 사다나르고 요란을 떠는 편이다.^^

빈손으로 와도 되는데(^^), 친정엄마가 시골에서 직접 짜서 보내신 들기름과 간장오이장아찌를 들고 왔다. 너무 반갑고 황송한데, 이걸 어째...침부터 고인다. 많아서 나눠준다지만, 많다고 아무한테나 나눠주지 않는다. 나도 친정엄마가 직접 만들어보내주는 건 그 정성을 아는 친한 친구하고나 나눠먹게된다.

오이장아찌 한 접시에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다. 아사삭...최고의 질감과 함께, 씹을 때마다 '시골에서 직접 길러 직접 담근 맛'을 아낌없이 드러낸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도 속일 수 없는 시골냄새와 시골맛. 혼자 밥 먹는 날이 수두룩 빽빽한 아기엄마의 밥상에 장아찌만큼 반가운 밑반찬도 없을 거다. 두고두고 잘 먹겠다. 얼굴도 모르는 친구엄마지만,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오래도록 얻어먹을 수 있게 말이다.(넘 이기적인 바람인가?ㅋㅋ)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