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짜장면(-> 방금 표준어 인정받았음. 추카추카^^) 생각이 난다. 짜장면 생각은 옛날 생각이다. 짜장면이 유일한 외식이던 그 옛날, 야근을 밥 먹듯 하던 그 옛날(가히 옛날은 아니다만...), 가끔 지난 날이 그리울 땐 짜장면이 생각난다. 마지막으로 짜장면을 먹은 게 언제인지 아득하다. 현재를 너무 드라마틱하게 살다보니 옛날을 그리워할 새가 별로 없었나보다.

급한 대로 짜장밥을 만들었다. 역시 고민은 고기를 넣을까 말까? 고기 없는 채식 짜장으로 결정! 감자, 양파, 완두콩까지 다 우리가 농사 지은 거다. 고기를 안 넣으니, 그 옛날 기름진 짜장이 아니라 담백한 짜장이다. 고기는 없지만 짜장 자체가 너무 강렬해서 그 옛날을 불러오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 고기 대신 완두콩을 먹으려면 내년에는 더 많은 콩 농사를 지어야겠다.

1. 알감자를 까놓으니 꼭 깎아놓은 밤같다.


2. TV보면서 감자, 양파, 양배추를 잘게 썰어준다.


3. 감자, 양파, 양배추, 완두콩 순서로 볶아주다가 물 붓고 팔팔 끓인 다음,


4.  짜장 풀어 넣고 또 한소뜸 끓이면 끝!


쉽고 빠르고 맛좋은, <채소의 재발견, 나도 메인디쉬를 꿈꾼다>는 이런 것!
- 텃밭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적어도 제철채소를 이용한다.
- 많은 양념과 가공보다는 원재료의 맛을 살리는 요리법을 이용한다.
- 껍질부터 뿌리까지 사용하는 마크로비오틱 요리법을 활용하여 음식쓰레기를 최소화한다.
- 어른도 아이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온가족 음식을 지향한다.
- 쉽고 빠르고 간편하지만, 메인디쉬로 손색이 없는 음식!


1. 가지구이 http://ecoblog.tistory.com/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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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토마토를 채소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선 토마토를 과일처럼 생으로 먹는 게 보통이지만, 토마토는 생으로 먹는 것보다 익혀 먹어야 영양이 더 좋다고 한다. 항산화 물질로 알려진 리코펜 성분은 가열하면 체내흡수율이 5배 정도 더 높아진다. 리코펜은 토마토, 수박과 같은 붉은 과일에 들어 있으며 노화방지 등에 기여한다. 이제 좀 젊어져볼까?ㅋㅋ

찬밥과 토마토가 있어서 토마토 리조또를 만들었다. 간단하면서도 새콤해서 입맛이 살아난다. 무엇보다 아이가 좋아한다. 세 살 꼬마가 어른 밥그릇으로 한 그릇을 뚝딱! 쌀독은 쑥쑥 내려가지만, 그래도 잘 먹으니까 예쁘다.

[초간편 토마토 레서피]
 
1. 끓는 물에 토마토를 살짝 데쳐놓는다.(데치고 나면 사진처럼 껍질이 흐물흐물 저절로 벗겨진다.)


2. 팬에 버터(버터가 없거나, 채식인 경우 올리브유)를 녹이고 잘게 썬 양파, 버섯(파프리카 등 ), 그리고 데쳐놓은 토마토를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한 다음, 볶는다.


3. 흐물흐물해지면 따로 덜어놓는다.(토마토 소스 완성!)


4. 다시 버터(또는 올리브유)를 두르고, 소금과 후추로 간한뒤 찬밥을 볶은다음, 토마토 소스를 넣고 볶는다.

쉽고 빠르고 맛좋은, <채소의 재발견, 나도 메인디쉬를 꿈꾼다>는 이런 것!
- 텃밭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적어도 제철채소를 이용한다.
- 많은 양념과 가공보다는 원재료의 맛을 살리는 요리법을 이용한다.
- 껍질부터 뿌리까지 사용하는 마크로비오틱 요리법을 활용하여 음식쓰레기를 최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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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미쳐 몰랐다. 부추가 이렇게 맛있는 것인지... 밭 한켠에 심어놓은 부추를 장마 전까지 잘 뜯어먹었다. 장마동안 부추밭에 풀이 우거졌다. 부추를 뜯으러 가려고 하니 남편이 뱀 나올지 모르니 함부러 풀숲에 손 넣지 말라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우거진 허벅지까지 풀이 우거진 풀숲에 손을 넣기가 겁이 났다. 그런데도 눈앞에 쑥쑥 자란 부추를 지나칠 수 없어서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부추를 뜯었다. 부추를 뜯는 내내 등골이 오싹했다. 그러니까 이 부추는 뱀에 물릴 각오를 하면서까지도 포기하지 못한 부추되시겠다.ㅋ


밭에서 따온 부추는 그냥 생부추로 먹는 게 제일이다. 양파만 채썰고, 식초, 매실청, 깨소금만 넣고 새콤달콤하게 살짝 버무렸다. 깨는 먹기 직전에 빻아 넣어야 고소함이 살아있다. 여름부추는 봄부추만큼 부드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향은 어디가지 않는다. 다음번에는 엄마가 가르쳐준대로 콩가루 무쳐서 부추찜에 도전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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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지겨웠는데, 이제는 무섭다. 사건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뉴스엔 물난리, 폭우, 산사태, 교통마비 등의 단어가 도배했다. 하룻밤 비가 세상을 흔들어놓았다. 어느 한 쪽에서는 죽고 다치고 고통받는데, 나는 점심엔 뭘 먹지 고민한다. 이럴 땐 최대한 간단하게, 최대한 소박하게 먹어야 할 것 같다.

냉장고에 있는  자투리 야채들을 꺼냈다. 오이는 얇게 썰고, 소금에 절였다. 양파, 양배추 남는 것도 채썰어 넣었다. 냉장고 구석에 덩그러이 남아서, '나도 채소거든'외친다. 색다르게 토마토도 썰어 넣었다. 보통 오이무침하듯이 고추장을 넣어서 빨갛게 무치지 않고 고추가루도 조금, 소금, 후추, 참기름 조금, 식초랑 매실청 넉넉히 넣고 새콤하고 깔끔하게 무쳤다. 토마토가 의외로 선전했다. 앞으로 토마토 채소대접 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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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슝 2011.07.27 15: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상큼! 맛나겠당 냠냠

  2. 두부조아 2011.07.27 16: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난리가 예상보다 심하네요. 밤에는 더 많이 온다고 해서 걱정. 빨리 집에 가서 오이무쳐 먹고 싶어요. 오이랑 토마토가 잘 어울린다니 그 맛이 궁금...^^

난 감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 손으로 감자 농사를 짓고부터 감자를 조금씩 좋아하게 됐다. 뭐든지 그런 거 같다. 내 손으로 한 건 아무래도 애정이 가게 되어 있다. 특히 무농약으로 직접 농사를 지은 감자는 껍질까지 먹을 수 있어서 좋다. 껍질을 까지 않아도 되니까 번거롭지 않고 영양가도 풍부하고, 보기에도 예쁘다.


껍질째 감자샐러드는 삶아놓은 감자가 있을 때 할 수 있는 초간단 샐러드다. 삶아 놓은 감자를 먹기 좋게 썰고,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참기름과 파 다진 것(파슬리가 있으면 파슬리가 더 예쁘다)을 넣고 가볍게 버무려주면 된다. 후추는 그냥 후추보다 통후추를 바로 갈아서 넣으면 맛도 좋고, 보기도 좋다. 간단한 요리지만, 색다르고 감자 본래 맛을 살릴 수 있다.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뒤끝 작렬 중인 장마...

쉽고 빠르고 맛좋은, <하루 한가지 채소반찬>는 이런 것!
- 텃밭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적어도 제철채소를 이용한다.
- 많은 양념과 가공보다는 원재료의 맛을 살리는 요리법을 이용한다.
- 껍질부터 뿌리까지 사용하는 마크로비오틱 요리법을 활용하여 음식쓰레기를 최소화한다.
- 어른도 아이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온가족 음식을 지향한다.
- 쉽고 빠르고 간편하지만 정갈하고 맛있는 요리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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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양배추쌈 http://ecoblog.tistory.com/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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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양군맘 2011.07.26 16: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맛있어보여요. 간단해서 좋고, 간단해도 스타일리쉬해보여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예전엔 반찬이 많고 화려하면 좋은 건 줄 알았다.그래서 뷔페를 좋아했다. 요즘엔 한 가지라도 제대로 된 반찬이 좋다. 이것저것 많지만, 이맛도 저맛도 아닌 뷔페는 싫다. 한 가지라도 제철 재료로 정갈하게 만든 게 좋다. 남편이랑 합의(?)를 봤다. 여러가지 차리려고 하지 말고, 매일 한 가지라도 제대로 된 반찬을 만들어서 먹자고. 동의했다. 

오늘은 요즘 제철 채소인 가지반찬. 보통 가지를 쪄서 무쳐먹는데, 오늘은 구워먹는다. 요리하기도 간단하다.


1. 가지를 썰어서 그릴이나 팬에 굽는다.  
2. 양념장(간장, 고추가루, 참기름, 다진 마늘, 파 송송, 통깨, 매실청 조금) 만 끼얹으면 된다.

구울 때 기름을 많이 넣지 않고, 양념장도 너무 많이 끼얹지 말고 살짝 얹어서 가지 본연의 맛을 느끼는 게 중요한 포인트. 아...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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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도 아이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온가족 음식을 지향한다.
- 쉽고 빠르고 간편하지만, 메인디쉬로 손색이 없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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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야기손 2011.07.23 15: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침이 도는데요.
    가지를 먹는 색다른 방법 잘 배워갑니다.
    제가 가지를 워낙 좋아하거든요.
    다행히 어제 사 놓은 가지가 냉장고에서 기다리고 있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 코기맘 2011.07.23 16: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가지구이 참 좋아해요..
    너무 맛있는 여름반찬이죠..
    잘보고갑니다...ㅎㅎ시원한하루되세용

우리는 채식주의(무슨 무슨 주의!!!하기에는 의지가 너무 박약하다...)는 아니지만, 우리 식구끼리 먹을 때는 좀처럼 밥상에 고기가 올라오지 않는다. 그런데 여럿이 먹을 때가 문제다. 손님이 왔을 때나, 여럿이 나가서 먹거나, 외식을 하면 고기를 안 먹기가 참 힘들다. 고기 중에서도 가장 많이 먹는 건 닭과 돼지고기, 가끔 인도음식이나 케밥 먹을 때 양고기 먹는 걸 제외하곤 양고기는 먹을 기회는 없고, 소고기는 비싸서 안 먹기 때문이다.(요즘음 삼겹살이 소고기보다 비싸지만...)

양고기, 소고기, 치즈, 돼지고기, 양식 연어 순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다고 한다, 미국 환경운동단체인 Environmental Working Group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 고기 먹는 사람을 위한 가이드(Meat Eater's Guide)에 의하면 양고기, 소고기는 다른 고기에 비해서 4배 이상, 채식 단백질에 비해서는 무려 13배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의 식생활이 지구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정리되어 있는 이 보고서는 기존의 다른 보고서와는 달리 가축 사육 뿐만 아니라 사료 생산, 육가공 가공, 유통, 요리, 음식 쓰레기까지 생산에서 소비후의 영향까지를 고려하여 20가지 먹거리들의 탄소발자욱을 계산했다. 그 결과 양고기와 소고기가 가장 높은데, 이는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동물의 특성상 메탄가스 방출량이 많기 때문이다.
양식 연어가 돼지고기만큼 탄소배출량이 높은 것은 역시 항생제, 살충제 등 화학약품, 사료, 연료와 물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치즈 역시 많은 양의 우유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2009년 기준으로 미국은 사람당 208파운드의 고기를 생산하는데 이는 유럽보다 60% 많은 양이라고 한다. 이 비율로 추정해볼때 2050년까지 고기 생산은 두 배로 증가할 거라고 예상된다. 이 정도면 우리 지구는 물과 연료, 사료, 살충제 등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를 많이 방출하는 고기일수록 독성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고 심장병, 비만, 당뇨, 암 등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결론!!! 고기 덜 먹기!! 먹을 기회도 많지는 않지만 양고기, 소고기는 먹지 말자!


출처: http://www.treehugger.com/files/2011/07/meat-eaters-guide-get-to-know-carbon-footprint-your-diet-lamb-beef-cheese-worst.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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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슝 2011.07.19 17: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흑흑 연어 넘 조은데......... ㅠㅠㅠ 저런 온실효과의 주범이었군요. ㅠㅠㅠㅠ

  2. 문슝 2011.07.19 22: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 근데 마지막 소 사진은 "지켜보겠다"라는 표정인데요? ㅎㅎㅎ
    그나저나 이제 소는 누가 키우고 양은 누가 키우나 ㅋㅋㅋㅋ

빗소리에 눈을 떴다. ‘아…또 비야?’ 이젠 징글징글하다. 8시가 넘었는데도 어두컴컴하다. 눈 떠지는 시간도 자꾸 늦어지고 몸도 찌뿌듯하다. ‘삼 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 달 장마에는 못 산다’는 옛말이 있는데, 석 달은커녕 한 달도 힘들다. 정말 지루하고 멜랑꼴리하다. 이불이 끈적이며 피부에 엉겨 붙고, 빨래에서 썩는 냄새가 폴폴 올라온다. 밖에 나가지를 못하니 애나 나나 짜증 아주 지~대로다.

어떤 분이 물었다.

“이렇게 눅눅한 장마에도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내가 ‘재미지상주의자’라는 걸 알고 하는 말이다. 나는 답했다.

“장마철의 기분을 극복하려고 하기보다 장마의 눅눅함과 멜랑꼴리한 기분을 즐기는 게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북구에 사는 사람들이 왜 우울증이 많을 수 밖에 없는지, 남아시아 사람들이 몬순기에 삶이 얼마나 질척거릴지, 그런 걸 상상하면서요.^^

장마철에는 그냥 장마철답게 멜랑꼴리하게 사는 방법 밖에 없다. 그게 자연의 섭리다. 이른 바, ‘장마철 우울증’은 햇빛을 많이 못 보게 되면서 신체리듬이 깨져서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해를 끄집어내는 것은 신의 영역이지 우리가 고민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한다. 특히 딸린 새끼가 있는 엄마들은 더 먹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몸이 늘어지고, 기분이 꿀꿀하니, 밥 하기가 싫다는 거다. 요리한답시고 뜨거운 불 앞에서 서고, 뜨거운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조차 끔찍하다. 홀몸이었다면, 크게 고민 안 한다. 한두 끼쯤은 거뜬히 건너 뛰거나, 한동안 굶주렸던 바깥세상의 불량식품들과 다시 접속하면 간단하다. 그런데 애 딸린 몸이다 보니 그렇게도 못 한다. 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ㅋㅋㅋ

이럴 때를 대비해 자주 애용하는 구황음식이 있다. 구황(救荒)이란 원래 흉년 따위로 기근이 심할 때 빈민들을 굶주림에서 벗어나도록 돕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애 엄마도 구황음식이 필요하다. 밥 하기가 힘들거나 밥 하기 싫을 때도 밥 해야 하는 모순적 운명에 처해 있는 애 엄마한테 꼭 필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구황음식은 통째로 먹는 음식, 요리가 간편한 음식(내 구황음식들은 레서피라고 하기에도 미안할 정도로 초간편하다), 애나 어른이나 좋아하는 음식, 그리고 제철음식 또는 영양적으로 하자 없는 음식을 말한다. 요약하면, 간편하지만 괜찮은 음식이다.

첫 번째 구황음식! 예나 지금이나 ‘감자’다. 특히 요즘은 ‘감자’ 철이다. 나는 원래 전통적 구황작물인 감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퍽퍽한 게 싫어서인데, 사람들에게는 나중에 기근, 전쟁, 천재지변 등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 지겹게 먹어야 할 구황작물인데, 뭐 하러 지금부터 열심히 먹느냐면서 말하고 다녔다. 그렇게 혹시 모를 미래에 먹을 음식이었던 감자에게 이번 장마에 제대로 신세를 지고 있다. 햇감자, 특히 직접 농사를 지은 감자는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서 껍질을 까지 않고 그냥 요리할 수 있어서 간편하다. 원래 채소나 과일은 껍질에 좋은 영양소가 들어있기 때문에 껍질째 먹는 게 좋다. 감자에 묻은 흙만 쓱쓱 씻어내고 삶아먹고, 쪄 먹고, 구워 먹고, 볶아 먹는 거다. 다른 양념도 별다른 반찬도 필요 없다. 그냥 굵은 소금만 치면 되고, 김치만 있으면 훌륭한 한 끼 식사다. 아기 먹이기도 한결 수월하다. (여름엔 감자, 겨울철엔 고구마다!)

두 번째는 상추쌈! 이다. 요즘처럼 상추가 흔한 때도 없다. 밭에 널린 게 상추다. 한 줄만 심어도 한 동네가 나눠먹을 수 있는 게 상추다. 무농약으로 해도 벌레도 잘 안 먹어서 기르기도 쉽다. 물론 상추쌈하면 삼겹살을 떠올리겠지만, 그러면 길어지고 비싸진다. 그냥 맛있는 쌈장 하나 만들어놓고 먹는다. 고기 대신에 있는 반찬 올려서 먹으면 된다. 삶아둔 감자가 있다면 상추에 싸 먹어보라. 강원도에서는 이렇게 먹기도 한다. 고기 대신 멸치반찬, 장아찌를 싸 먹어도 색다르다. 며칠째 우리집 밥상에 상추가 끊이질 않고 있다.

세 번째 구황음식! 묻지마국수! 밥 하기 싫을 때 국수만큼 훌륭한 것도 없다. 내가 워낙 국수를 좋아해서 그런지, 아이도 국수를 좋아한다. 여기저기 훌륭한 국수들도 많지만, 만들기 어렵고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복잡한 국수들은 구황음식 취지에 맞지 않는다. 내가 구황음식으로 애용하는 국수는 딱 두 가지. 묻지마!비빔국수랑 간장국수다.

간장국수 레서피는 나름 미식가인 친구가 알려주었다. 삶은 국수에 진간장, 참기름, 통째 듬뿍, 설탕 조금 넣고 비벼 먹는 아주 험블하기(!) 짝이 없는 국수다. 그런데 뻥 좀 보태서 어마어마하게 맛있다. 뭐 대단한 요리인 거마냥 예쁜 그릇에 담고 신김치랑 먹으면 더 맛있다. 먹고 나서 기름, 통깨 투성이가 된 아이를 씻기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그 번거로움을 감수할 만큼 훌륭한 국수다.

묻지마!비빔국수는 말 그대로 냉장고에 남은 아무거나 넣고 비벼먹는 국수다. 밖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음식이고,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여름철에 흔한 시어터진 열무김치, 아주 훌륭한 재료다. 하다못해 김장김치가 아직 남았다면, 양념 걷어내고 송송 썰어 비벼 먹어도 좋다. 이때 초고추장도 좀 넣어서 새콤달콤하게 먹는 게 좋다. 물 김치 건더기, 오이 소박이 남은 양념도 좋다. 상추쌈 싸먹고 남은 상추, 오이, 부추는 말할 수 없이 좋다. 재료가 좀 시원찮으면 참기름과 통째 토핑을 좀 넉넉하게 넣어 참기름 맛으로 먹으면 된다.

이렇게 간편하게 해 먹을 궁리하다 보면 해뜰날 오겠지? 걱정마시라! 해 뜨다 못해 뜨거운 여름날이 기다리고 있으니…흐흐흐

한겨레 베이비트리 http://baby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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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루시파 2011.07.15 14: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이가 감자를 삶아줘도 잘 안먹길래 치즈가루에 굴려서 주거든요.
    그랬더니 그나마 좀 먹더라구요..으흑.
    저도 비오니.. 끔직하니 밥하기가 싫어서 여기 저기 눈치보고 있습니다.
    누가 밥 사준다고 나오라고 안 하 하구요.

영국의 음식은 맛이 없기로 유명하다. 미식가로 알려진 프랑스 사람들은 영국음식을 '혀에 대한 테러'라고 조롱한다. 나는 영국음식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영국음식을 탐닉할 정도로 먹어보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그냥 단순히 뭔가 복잡하고 전문적이라는 생각에 사람을 지레 졸아들게 만드는 프랑스 음식보다 영국음식은 심플해 보이고 부담이 없다. 싸구려 여행객일 뿐인 나에게 영국음식하면 떠오르는 건 두 가지. 우선  호텔(혹은 B&B)가격에 포함된 거창한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생선과 좋아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저렴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감자의 환상적인 조합, 피시앤칩스다.


비공식 영국 대표음식이던 그 '피시앤칩스', 얼마나 생선이 많이 나오고 많이 먹길래 대표음식일까 궁금했던 그 피시앤칩스가 위태롭다. 올해 영국 자국 내에서 잡아들이는 생선의 양은 바로 며칠 뒤인 7월 16일이면 동 난다. 다시 말하자면 자국에서 잡아들이는 생선 양으로는 반년 밖에 못 먹는다는 말이다. 비단 영국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은 평균적으로 해마다 20.3kg의 생선을 먹는데, 이는 유럽평균(22.1kg)보다 낮지만, 전세계 평균보다는 3.2kg 많다. 그러니 영국을 포함한 유럽에서는 씨가 마르도록 남획이 이루어지고, 남의 바다도 넘봐야 하고, 양식업도 유전자 조작, 성장호르몬과 항생제로 얼룩져 간다. 이는 우리의 식생활이 전 세계와 생물다양성,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준다.

마냥 넓기만 하고, 마냥 퍼줄것 같은 바다에 물고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영국 보건부는 1인당 한 주에 생선을 두 마리 이상 먹으라고 권하는데, 전 세계인이 이렇게 먹으려면 바다가 서너 개는 더 있어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급진적으로 식생활을 바꾸지 않으면, 물고기 씨를 말리고 바다를 오염시키고, 결국 바다자원을 고갈시키고 말 것이다. 

그동안 육식의 폐해는 많이 이야기되고 강조되지만, 생선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었다
. 나 역시 고기보다는 생선을 먹는 게 그나마 윤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해왔다. 이제 바다 사정, 물고기 사정도 생각해야할 때인 것 같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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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창아 2011.07.13 16: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시앤칩스 무쟈게 좋아하는데...그거 때문에 바다 사정이 딱하게 되었으니...덜 먹어야겠네요. 인간의 탐욕이 문제인 거 같아요.

  2. 카루시파 2011.07.13 16: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벌써 바다가 위기군요.. 쩝.. 나나 울 아들이나 물고기 없음 큰일나는뎅...

비 오는 날은 잠자던 버섯들이 깜짝 놀라 깨어난다. 기온이 떨어지고 습도가 높아지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버섯(균사)들이 종족번식을 하기 위해 버섯을 만들기 시작한다.

한 집에서 자랐지만, 하나도 같은 모양은 없다. 모두 다르다. 그럼 마트에서 사는 버섯들은 왜 모양이 똑같을까? 필요 이상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동일한 환경을 맞춰주었기 때문이다. 영양과 맛을 좌우하는 갓이 작아지고 대가 길어진 것은 갓이 유통 중에 부스러지기 쉬워서 유통업자들이 싫어하니까, 단지 그 이유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 먹거리들은 동일한 겉모양을 위해서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하며 왜곡되어간다.

그냥 자연이 주는 대로 먹고 살 수는 없는 걸까? 채소에도 외모지상주의가 있다.




 ㅇ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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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창아 2011.07.13 16: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호...완전 신기하고 예쁩니다. 어쩜 저렇게 뽀얗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