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만 해도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이었는데, 오늘은 억수로 비가 쏟아진다. 이제 그만 와도 좋으련만... 오늘 같이 비오는 날은 부추에 애호박 썰어넣고 부치는 부침개 생각이 간절하다. 마침 어제 밭에서 수확한 애호박과 부추가 있어 부침개 부치려다가 채 썰고 부치고 하는 게 귀찮아 비교적 간단한 애호박 구이로 급선회했다.

애호박 구이는 우리 식구가 잘 해먹는 반찬이다. 맛간장만 미리 해놓으면 요리랄 것도 없다. 그냥 후라이팬에 호박만 앞뒤로 구우면 된다.
채소구이는 음성의 채소가 양성인 불의 에너지를 받아 조화롭고, 데치거나 끓이는 요리와 달리 구이는 채소의 맛이 응축된다. 구이는 애호박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열매채소, 뿌리채소가 가능하다.

굽는 방법은 애호박에 소금을 뿌려 물이 나오게 한다음, 기름은 아주 조금만 넣고, 채소에서 나온 물로 굽는 방법이다. 약간 노릇노릇함을 넘어 살짝 타도 괜찮다. 고기 같은 동물성 단백질은 태우면 발암성 물질이 생기지만, 채소는 발암성 물질이 생기지 않고, 약간 태우면 풍미가 더 좋아진다.

이렇게 구운 애호박을 아무렇게 담으면 메인디쉬가 되기엔 너무 초라해져버린다. 손님 올 때난 쓰는 커다란 요리(!) 접시를 꺼내 한 장씩 죽 늘어놓고, 맛간장을 부어주면 된다. 맛간장은 물, 간장, 조청, 현미식초를 1:1:1:0.5의 비율로 넣고 끓여서 냉장고에 저장해두고 먹으면 된다. 조청 대신 물엿도 가능하지만, 조청이 훨씬 맛이 깔끔하고, 영양적으로 우수하다.


쉽고 빠르고 맛좋은, <채소의 재발견, 나도 메인디쉬를 꿈꾼다>은 이런 것!
- 텃밭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적어도 제철채소를 이용한다.
- 많은 양념과 가공보다는 원재료의 맛을 살리는 요리법을 이용한다.
- 껍질부터 뿌리까지 사용하는 마크로비오틱 요리법을 활용하여 음식쓰레기를 최소화한다.
- 어른도 아이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온가족 음식을 지향한다.
- 쉽고 빠르고 간편하지만 메인디쉬로 손색이 없는 음식!


1. 가지구이 http://ecoblog.tistory.com/623
2. 양배추쌈 http://ecoblog.tistory.com/625
3. 껍질째 감자샐러드 http://ecoblog.tistory.com/628
4. 오이토마토샐러드 http://ecoblog.tistory.com/631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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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부조아 2011.08.01 16: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범한 호박이 메인디쉬로 태어나다니...감동ㅋㅋㅋ

텃밭농사를 지으면서, 채소맛을 새로 알아가는 중이다. 물론 맛에는 색, 냄새, 질감 등을 포함한다. 텃밭에서 얻은 채소는 원산지, 생산자, 소비자가 모두 일치하는 푸드 마일리지 제로인 신선하고 맛있는 재료다. 그런데, 그런 귀한 재료에 너무 많은 가공과 요리를 하면 본연의 맛을 잃어버리게 된다. 특히 아기에게는 채소 본연의 맛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최근에 독학으로!!! 자연 그대로, 뿌리부터 껍질까지 통물로 자연에 가깝게 먹는 '마크로비오틱'을 열공^^중이다.

지금까지 해본 요리 중에 절반은 성공, 절반은 실패를 맛보았다. 크으~실패의 짜고 쓴 맛이란!!! 그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음식이 채소그릴이다. 그야말로 어른도 좋아하고, 아기도 좋아하고(오늘 점심도 이렇게 해서 밥 한 그릇 뚝딱^^), 얼마전 친구들이 떼로 놀러왔을 때도 해줬는데, 모두 평균 이상의 합격점을 받았다. (설마, 공치사는 아니었겠지?)ㅎㅎㅎ 이름 때문에 그릴이 있어야 하나 생각할 수 있지만, 후라이팬 하나만 있으면 된다.

채소그릴은 채소를 자르고 굽기만 하면 된다. 마크로비오틱에서 채소는 음성인데, 양성인 불의 에너지를 받아서 조화롭고 독특한 맛을 내는 원리다. 구이는 표면은 바삭하게 유지되고, 안은 외부에서 전도된 열로 가열하기 때문에 수분이 살아있어 촉촉하고, 맛이 응축되고 풍미가 좋아진다. 굽다보면 약간 타기도 하는데, 괜찮다. 동물성 단백질은 타면 발암물질이 생기지만, 식물성 단백질은 그렇지가 않다.(고 한다!) 

자..그럼 실전으로...
1. 무, 애호박, 단호박, 연근 을 얇게 자른다. (대파도 있으면 손가락 한마디 길이로 자른다.)


2. 채소에 소금을 뿌려서 물기가 생기게 한다.


3. 후라이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양면을 노릇하게 굽는다.
- 자주 뒤집지 않고 한 면씩 잘 굽는 것이 뽀인트(처음에는 탈까봐 자꾸 뒤집어보게 되지만, 자주 해보면 단련이 된다.)
- 기름을 적게 넣고, 야채에서 나오는 물로 구우면 칼로리도 낮고 맛이 농축된다. 야채에서 나오는 수분이 충분하지 않으면 약간의 물을 끼얹고 뚜껑을 덮어서 쪄도 괜찮다(고 한다->이렇게 해본적 없음)


4. 절임액을 넣고 한번 끓이고, 구운 채소에 끼얹어준다.
- 절임액(물 1/4컵, 간장 1큰술, 조청 1큰술, 현미식초 1작은술)은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을 때마다 데워쓰면 편리하다.
- 접시 아래 살짝 잠길 정도만 끼얹는다.
- 아기가 같이 먹을 거니까 약간 싱겁게 한다.


단, 생각보다 굽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손님 왔을 때는 속도가 나지 않아 애가 탄다. 따뜻한 게 맛있긴 하지만, 손님대접을 하려면, 반 정도는 미리 구워놓는 게 좋다.  

참고자료: 자연을 통째로 먹는 마크로비오틱 밥상/이와사키 유카 지음/비타북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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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놀리아 2010.11.05 17: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아...색깔부터 너무 이쁘네요.
    채소를 구워서 먹을 수 있다는 건 첨 알았네요.
    주말에 한번 도전해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