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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08 정대세의 눈물과 지구온난화
육아로 체력이 바닥나 제아무리 욕심나는 경기가 있어도 차마 새벽경기까지는 챙겨보지 못하고 다음날 재방송으로 보거나 아님 뉴스로 경기결과만 확인하고는 합니다. 갈수록 경기력이 향상된다는 평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독일과 스페인은 결국 독일패로 끝났네요. 역시 축구는 장담할 수가 없나봅니다. 한 달 남짓 우리를 들었다놨다 했던 2010 남아공 월드컵, 이제 딱 두 경기만 남겨두고 있는데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경기 하나만 꼽으라면 저는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를 꼽습니다.

역시 본방은 사수하지 못하고, 그 다음날 재방송으로 북한의 브라질전을 봤습니다. 이렇다할 축구광도 아니고, 북한의 정대세와 브라질의 카카 정도를 알아보면서 멍청히 공을 따라가고 있는데,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더니 울컥하여 눈물이 날 것만 같았습니다. 당황스러워, 남편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북한 경기 재방송 보고 있는데 왜 이런 기분이 든다고..' 남편은 '정대세 우는 거 보고 그러는구나'했지만, 내가 방송을 보기 시작한 건, 경기 시작 후 10분이 흐른 뒤였습니다. 경기 시작전 북한 국가가 울려퍼질 때 정대세가 펑펑 눈물을 흘렸다는 나중에나 알게 되었던 거죠.
 


그럼 쌩뚱맞은 내 눈물은 뭥미? 그냥 경기 전반에 대한 이해 없이 공만 따라가며 그들의 몸짓, 발끝에서 전 세계인의 온갖 조롱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순수하면서도 외로운 투지가 느껴졌던 겁니다. 나중에 정대세는 자신의 눈물이 꿈의 무대에 선 자신이 대견해서, 강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축구를 할 수 있어 기뻐서 울었다고 했습니다. 나는 무언가에 투지를 불살랐던 적이 있었던가? 나는 무언가가 너무 좋아서 울었던 적이 있었던가?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경기였습니다.

오늘 한겨레 Esc면의 정대세 선수의 스토리를 보며 다시 한번 저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정대세 선수가 축구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 고민하느라 밤을 새우기 일쑤라는 겁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아내리는 걸 걱정하다 잠 못자고, 아프리카가 서서히 사막화되는 걱정으로 밤 중에 모금함에 돈을 넣으러 편의점에 가는 등 별짓을 다 한다"는 겁니다. 세상에...

명색이 에코블로그 간판을 달고 나름 애쓰며 블로깅을 하고 있고, 얼렁뚱땅 <잘생긴 녹색물건>이라는 책의 저자인 나는 어떻게 살고 있나요? 나는 정대세처럼 온몸으로 느끼고 작은 거라도 당장 행동하는 인간이 아니었던 거죠. 남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열정으로 착각하고,, 살짝 흉내만 내면서 행동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엉뚱하게도 더운 날 엿가락처럼 느슨해진 나를 정대세 선수가 일으켜세우네요.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어쨌든 정대세 만세~!!!!

덧붙임, 매주 목요일은 한겨레 esc!!! ㅋㅋ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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