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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7 무한도전 때문에 우리 부부가 아웅다웅하는 이유 (35)

요즘 좀 시들해지기는 했지만, 남편은 <무한도전>의 광팬이다. 특히, <봅슬레이>편에서 눈물을 흘리며 온몸으로 감동했고, <여드름 브레이크>편에서는 뒤늦게 촬영공간이 재개발지역과 철거촌이었다는 걸 알고 감탄을 했었다. 남편과 달리, 예능 프로그램에 대해서 싸늘한 입장을 견지하는 나는 전자에 대해서 '눈물 흘릴 일이 그렇게 없냐'며 핀잔을 주었고, 후자에 대해서도 철거촌조차도 그냥 예능의 소재로 이용됐을 뿐이라고 반박하면서 남편의 감동에 찬물을 끼얹곤 했다.(사실은 속으로 어...제법인데 했으면서도..ㅋㅋ)

엊그제 밤 또 하나의 무한도전 논쟁(?)이 있었다. 나는 방에서 혼자 일하고 있었고, 남편은 거실에서 TV를 보면서 각자가 좋아하는 타임킬링중이었는데, 남편이 숨 넘어갈 듯이 나를 불렀다. 환희에 가득찬 목소리로...자기야~~빨리 나와봐~(평소 나를 이렇게 목타게 찾는 일은 거의 없는데..ㅋ) 남편은 지난주 무한도전의 <나비효과>편 재방송을 보고 있었고, 지구온난화를 주제로 다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아..감동도 잘하는 우리 남편..).

매번 나에게 핀잔을 듣던 남편은 이번만은 나의 동조를 구할 수 있겠다는 대단한 자신감으로...대단하지 않아? 정말 기발하지?...라고 했고, 나는 음...재밌네...하면서 잠시 지켜보았다. 잠시후 이 프로그램이 지구온난화의 최대 피해지로 꼽히는 북극과, 몰디브 리조트를 일상생활과 연결하여 상호효과를 보여주는 상황극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유의 TV시청 습관으로 끝까지, 집중해서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남편에게 나의 의견을 피력할 정도는 충분히 시청했다. 먼저 셋트장 제작!!! 애썼다. 아이디어 좋고!!! 그리고 김태호 PD의 소재발굴 능력과 구성능력에 박수를 보낸다(그동안 진부하고 설명적이고 뻔했던 환경캠페인보다, 이 시시한 에코블로그보다 훌륭했음! 인정^^).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공익적 교훈을 줬다는데 대해서는...약간 회의적이다.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는 지점은 공익적 소재를 예능에 끌고 들어온 능력이지,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정말로 우리의 일상을 성찰하고 행동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기 때문이다. (간혹 착하고 순수한 분들은 갑자기 보일러 온도 내리고 불 끄고, 갑자기 대중교통 이용하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됨ㅋㅋ이날 플러그 또 안 뽑은 우리 남편 빼고..^^) 하지만 거창한 주제로 거들먹거리기 일쑤였던 지구온난화가 친히 무한도전에까지 행차한 것은 기꺼이 환영해 마지않는다!!!! 그리고 더 욕심을 내자면, 더 자주 이런 주제를 다뤄주고, 행동까지 챙겨주십사...왜냐? 재밌어야 변하고, 변해야 의미가 있으니까...예능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으니까...특히, 무한도전 팬들이 행동으로 화답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러다...어느날 나도 모르게 남편과 나란히 앉아 무한도전에 울고 웃는 부창부수가 되어있을지도..(아니 벌써 그런지도...^^)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