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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02 손 큰 이유가 있다 (4)

엄마가 왔다. 보따리 보따리도 모자라, 택배로 부쳤단다. 김치는 기본이고, 찰밥, 겉절이, 무말랭이, 장조림, 나물류, 김 같은 밑반찬, 만두, 감자, 고구마, 잡곡까지...풀어도 풀어도 끝이 없다. 꼬박 1박 2일은 정리해야 정리될까말까다.

혹(귀여운 혹!) 달린 처지에 반찬을 얻어먹는거야 얼마나 감지덕지인가...그런데 문제는 엄마는 손이 너무 크다. 뭘 해도 too much...먹다가 먹다가 지쳐 나가 떨어질 정도다. 너무 많아서 먹다가 버리게 된다고 조금만 하라고 타박도 해봤지만, 60 평생 손이 큰 건 어쩔 수가 없나보다. 손이 커서 뭘 해도 늘 넘치게, 그래서 엄마 옆에 있으면 길 가던 사람도 떡이 생기고, 굶어죽을 일은 없다.^^ 엄마는 많으면 주위 사람들도 좀 주라고 한다. 애 낳기 전에는 이런 반찬 귀한 줄 몰라 나눠먹지 못했다. 그러다가 요즘은 요런게 하나 생기면, 한끼 두끼 요긴하게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이웃들이랑 나눠먹기 시작했다. 그러니 엄마도 자기 양껏 할 수 있고, 얻어 먹는 사람도 갑자기 해피해진다. 그러다보니 재미가 들려, 엄마 보따리가 오면 선심쓰느라 분주하다.


그렇다고 그냥 무턱대고 갖다 안기는 건 아니다. 주로 가까이 있는 이웃 중에 무공해 순토종 홈메이드 음식이 귀한 줄 아는 사람들, 즉 잘 먹어줄 사람들이 대상이다. 엄마는 조미료와 설탕 등의 감미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모르는 사람이 먹으면 맛이 덜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엄마 얼굴은 몰라도 투박하면서도 정직한 손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꽤 된다. 이제는 안다. 엄마가 손 큰 이유가 있다는 것을...그냥 아무 이유없이 나눠먹는 재미...그 놈의 재미 때문이라는 걸...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