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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03 '밥 잘 먹는 아이'를 위한 기도 (1)
아무거나 잘 먹고, 먹성이 좋은 우리 딸! 현재 스코어는 그렇다. 난 우리 아이가 다른 것보다  '밥 잘 먹는 아이'가 됐으면 좋겠다. 아직 성문화하지는 않았다 뿐이지, 우리가 사는 꼴을 보면  '밥 잘 먹자!'가 우리집 가훈이나 다름없다. 왜 밥 잘 먹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가?

우선 밥을 잘 먹으면 건강하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평소에 잘 먹어야 건강하다. 몸이 건강하면 몸에 담긴 마음도 건강해진다. 건강한 몸이 건강한 마음을 만든다고 굳게 믿고 있다.

밥은 소통과 어울림이다. 밥은 주로 같이 먹는 상대가 있다. 혼자 먹을 때도 있지만, 밥은 같이 먹어야 제맛이다. 집에서나 밖에서나 마찬가지다. 밥을 잘 먹는다는 것은 가족, 친구, 그리고 누군가와 더불어 잘 살고 있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인사말이 되어버린  '밥 한 번 먹자'가 아니라 진정으로 소통하고 어울리는 아이가 됐으면 좋겠다.

밥은 생명이다.
쌀 한톨에 우주가 담겨 있고, 밥상에는 우리가 사는 세계가 담겨있다. 밥을 잘 먹으면 밥의 소중함을 알고, 밥의 소중함을 안다면 생명의 소중함도 알 확률이 높다. 엉뚱한 우주를 찾아 헤매지 말고, 밥상, 밥알에 담긴 삼라만상과 만물의 이치를 깨닫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밥은 생활이다. 밥을 아침, 점심, 저녁이라고 한다. 밥은 지극히 생활이다. 주부들은 아침 먹으면 점심 뭐할까, 점심때가 지나면 저녁 뭐할까 생각하다보면 하루가 간다는 말도 있다. 그런데 꼬박꼬박 다가오는 밥 때를 챙겨 잘 먹고 있다는 것은, 생활의 소중함을 알고, 생활의 균형을 잘 잡고 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는 우리 아이가 거창한 꿈과 이상보다는 생활의 소중함을 아는 아이로 자라났으면 좋겠다.

밥은 인생이다. 자아실현이니 더 나은 미래니 뭔가 직업을 설명할 때 거창한 이야기를 하지만, 까놓고 보면 우리는 잘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 그래서 직업을 밥벌이라고 한다. 요즘엔 직업을 돈벌이라고 하고, 많은 사람들이 끝이 허무한 꿈을 위해서 맹목적인 돈벌이를 추구하지만, 나는 우리 아이의 일이 돈벌이가 아닌 밥벌이로서 충실하고, 그 밥벌이가 밥맛 없애지 않는 재미난 일이었으면 좋겠다.

딸이 밥 숟가락질을 혼자 하기 시작했다. 제 힘이 닿는 만큼 밥을 떠서 퍼 올리는 모양이 아슬아슬하다. 밥을 먹고 나면 얼굴, 몸, 방바닥이 밥알 투성이! 아직은 흘리는 게 더 많지만, 그래도 스스로 해보겠다는 진지함에 그냥 놔둔다. 제 밥그릇 잡고 먹는 모습 좀 보라지...기특하다. 부디 지금처럼 밥 잘 먹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