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6.07 풍년이 들어도 걱정이다 (1)
  2. 2010.11.18 [어른도 좋아하는 아기 이유식 4] 시래기 찌개
  3. 2010.11.01 배추의 운명
4,5월이 씨뿌리고, 모종심는 계절이었다면, 6,7월은 부지런히 먹어도 남아돌고 어떻게 나눠먹을까가 고민되는 푸성귀의 계절이다. 밭에 갔더니 상추가 배추만한 포기가 되어 있고, 아욱은 우리 딸 얼굴만하게 방긋거리고 있다. 당근과 무를 솎아준 것도 한 보따리...이걸 다 어떻게 하지? 


돌아오는 길에 집앞 거리에 할머니들이 저자를 보고 계신다. 뭘 파시나 봤더니 아놔...하필이면 우리도 남아도는 상추와 아욱만 파신다. 사드리지는 못하고, 마음 속으로 인사만 한다. 다 팔고 얼른 들어가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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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루시파 2011.06.10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변에 좋은 분들께 한움큼만 줘도 엄청 사랑받으시겠는데요..^^

텃밭에서 어린 무를 다 뽑아왔다. 배추는 살짝 얼었다 녹았다해도 괜찮지만, 는 한번 얼면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알타리무 만할까, 뭘 하기에 애매한 크기와 양이다. 일단 무청은 시래기 나물을 만들고, 어린 무는 당근, 브로콜리와 함께 피클을 만들까 생각 중이다.


옛날에 먹고 살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겨울이면 집집마다 줄줄이
 시래기가 매달렸다. 시래기나물을 말려두면 겨우내 요긴하게 먹을 수 있었다. 어렸을 때 동생이 '시래기'를 '쓰레기'로 알아듣고 왜 쓰레기를 먹느냐며 푸념하던 생각이 난다. ㅋㅋ 한참동안 천대받던 먹거리가 살만 하니까 특별한 식당에서나 먹는 별미로 대접받고 있다. 나 자신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언제부턴가 시래기국, 우거지국 이런 게 좋아진다. 이게 나이들어간다는 건가?ㅋㅋ
 

삶아서 한번 먹을 크기로 세 뭉치를 만들었다. 한 덩어리를 풀어 양념한 다음, 뚝배기에 바글바글 끓였다. 어린 무청이라 워낙에 부드럽기도 하지만, 푹 끓여놓으니 흐물흐물하니 아기가 잘 먹는다. 이렇게 잘 먹을지 몰랐는데...^^ 엄마가 여주는게 성에 안 찼는지, 자기가 직접 밥 공기 들고 숟가락으로 퍼 먹는다. 이러는 동안 얼굴과 옷은 말이 아니다(남편이 보면 애 꼴이 이게 뭐냐고 펄쩍펄쩍 뛰겠지만..난 좀 지저분해도 그냥 놔두는 편) 이렇게 반경 1미터 안을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자기 힘으로 시래기 한 그릇 뚝딱 헤치우고, 곤한 잠이 들었다.


만드는 방법
1.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시래기를 삶아 건져 물기를 꼭 짠다.
2.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된장, 다진마늘, 들기름을 넣고 버무려 밑간을 해둔다.
 - 무청이 연하다면, 이대로 먹어도 맛있다.^^
 - 아기와 같이 먹을 거라 고추가루를 넣지 않았다.

3. 냄비에 멸치국물을 우린 다음(센불->끓기 시작하면 중불), 시래기 양념한 것(2)을 넣고 끓인다.
- 물을 자작하게 부어 바글바글 끓여야 맛있다.
- 어른이 매콤하게 먹을 거라면, 대파와 고추를 썰어넣고 한소뜸 더 끓이면 된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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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의 운명

꼬마농부 2010.11.01 08:59
지난 주 한파로 배추와 무가 좀 얼었다. 어떤 분은 그냥 두어도 괜찮다고 하고, 어떤 분은 비닐하우스를 만들어야한다고 했는데, 그냥 하늘에 맡기자며 두었던 배추들이다. 


손바닥만한 농사에도 훈수가 엇갈린다. 다들 지식과 경험이 다르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경험이 일천한 우리는 갈팡질팡한다. 깨닫는다. 제 아무리 훌륭한 스승이라도 언제까지 다른 사람들 말로 농사를 지을 순 없는 노릇. 훈수는 훈수일 뿐, 내 경험과 판단이 필요한 법. 농부가 되려면 그럴 책임이 있는 거였는데, 너무 무책임했다.

고민 끝에 우리는 집에 모아둔 비닐과 나무막대기로 무만 덮어주기로 했다. 배추와 달리 무는 얼면 못 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상추 등 푸성귀는 집으로 옮겨와 상자텃밭에 심어주기로 했다.
 

보통 때 남편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텃밭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노동의 즐거움과 수확의 기쁨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여느 때와 달리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책임의 무게일 것. 배추의 운명을 알고 있는 하늘을 바라본다. 눈물나게 아름답다. 10월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저물어간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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