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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18 책 말고 연장을 빌려주는 도서관 (5)

베란다에 빨래줄을 하나 걸고 싶은데, 전동드릴이 없어서 구멍을 못 뚫고 있습니다. 전동드릴을 하나 사자니 앞으로 쓸 일이 많은 것도 아니어서 아깝고...그러던 차에 미국이나 캐나다에는 툴 라이브러리(tool library를 우리말로 뭐라고 해야할지 고민...)가 있다는 걸 보고야 말았습니다. 그래!!! 바로 이거야!!! 갑자기 내 안의 호모 파베르가 깨어나는 듯 합니다.ㅋㅋ


툴 라이브러리(tool library)는 말 그래도 책 대신 연장이나 간단한 장비 등을 빌려주는 곳입니다. 툴 라이브러리는 이미 오래전 1976년 오하이오주에서 시작했는데요. 처음에는 시에서 운영했는데, 지금은 커뮤니티 회복 운동을 하는 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미국 전역에 주마다 한 두개씩은 있는데, 공공기관이나 비영리단체에서 주민 편의 서비스의 일환으로 무료로 빌려주는 것이 보통이고, 어떤 곳들은 유료 멤버쉽제로 소정의 사용비를 내기도 합니다. 

캐나다에서 시작되어 미국으로 확대된 TechShop은 유료회원제입니다. 회원이 되면 연장이나 장비, 설명서 등을 무료로 빌려서 쓸 수 있고, 직접 워크숍 공간에서 작업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DIY공방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내용은 훨씬 다양하고 역동적입니다. 간단한 공예에서부터 기계작업까지 다양하며, 이용자들도 학교 숙제나 발명대회를 준비하는 학생에서부터 직접 뭔가 수리하고 만드는 어른들까지 다양합니다. 연장과 장비를 다루는 기술을 가르치는 클래스도 다양합니다. 회원들은 이곳에 와서 연장을 빌리기도 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연장을 여기에 두고 필요한 사람이 쓸 수 있게 하기도 합니다. 

tool-library-techshop-floorplan-picture.jpg

빌려쓰면 좋은 건 연장 뿐이 아닙니다. 기껏해야 1년에 한두 번 사용하는 여행가방(저희 집에만도 3개씩이나 됩니다), 특정 성장발달단계에만 필요한 유축기, 보행기, 아기침대 등 출산육아용품, 손님 치를 때나 잔치 있을 때, 김장이나 장 담글 때 필요한 부피가 큰 주방집기나 접시 세트(1년에 한 두번 쓰자고 접시 세트 사자니 아깝고, 없으면 아쉽고...), 집에서 옷 수선하고 만들때 필요한 재봉틀, 잠시 집을 비울 때 필요한 반려견 자동급식기(저희집에 2개나 있는데, 한 달에 한 번 정도나 쓸까)...

예전에 마을이 있었을 때는 집집마다 물건을 빌려쓰는 것이 편리했지만, 요즘에는 그런 마을 공동체는 거의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나마 친구나 이웃들과 알음알음 빌려쓰고 있지만, 동네마다 대여공간이 있다면 훨씬 유용하고, 편리할 거 같아요. 안 그래도 집도 좁은데 집에 바리바리 쌓아두고 살 필요도 없으니 공간도 훨씬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겠죠. 필요한 건 모두 소유하는 탐욕스럽고 소비중심적인 세상 말고, 가능한 빌려쓸 수 있는 소박하고 따뜻한 세상 왔으면 좋겠네요.^^

출처:
http://www.treehugger.com/files/2008/12/tool-lending-libraries-product-service-systems-work.php

http://www.techshop.ws/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