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그린벨트로 묶여 있던 동네에 보금자리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건물들이 헐리고 있다. 참 조용하고 평화로운 동네였는데, 보기 드문 수평을 깨고 수직상승한다니 무척 아쉽다. 보상금이 후해서 그랬을까? 그간 버리지 못하고 끼고 있던 옛날 물건들을 대거 버리고 갔다. 철거 지역에서 주워온 커피잔에 다방커피를 마신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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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어제 저녁 느즈막히 집에 들어오는데, 집 앞에 둘둘 말아 버려진 대나무 자리를 발견했다. 안 그래도 더위를 많이 타는 남편 때문에 하나 사러 갔었다가 수십만원 하는 가격에 놀라 뒷걸음질 했던 대자리, 그 대자리가 우리집 앞에 떡하니 버려져 있는 게 아닌가? 그 좋은 게 버려져 있을리가 하면서도 내심 기대하며 일단 집으로 가지고 왔다.


크기도 엄청 크고 무거웠다. 둘둘 말아있는 자리를 펴 보았다. 그냥 허접한 대자리가 아니라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대자리였다. 꽤 오랫동안 사용했는지 윤이 반질반질하고 부드러웠다. 단, 대자리 끝이 물에 젖었는지 곰팡이가 나 있었다. 아마 장마철에 잘못 보관한 것 같았다. 그럼 그렇지...


남편이 닦아보자고 했다. 세 식구가 걸레와 물티슈를 총동원 열심히 닦았다. 이쑤시게를 이용해 틈새까지 꼼꼼히 닦았다. 얼룩은 좀 남았지만, 깨끗해졌다. 거실에 깔고 한번 누워보았다. 음메...시원한 것...등을 대고 누우면 서늘했고, 새벽녁에는 찬 기운까지 느껴졌다. 남편과 소율이도 너무 좋아한다. 선풍기 없이도 시원하게 잤다. 우리에게는 로또보다도 더 기분 좋은 횡재다. 한 건 했다는 생각에 일주일 동안 밥을 안 먹어도 행복하고 뿌듯할 거 같다.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지점은 모두 다를 거다. 나는 이럴 때 행복하다. 명품백도, 보석도 나에게 이런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새걸 누가 주었다해도 이 정도로 행복하지 않을 거다. 행복은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개념이 아니다. 구체적이고, 사소하고, 뜻밖이고, 의외로 싼티나는 게 행복이라 생각한다. 오늘 충만한 행복감을 제공해주신 대자리 버리신 분, 복 받으실 겁니다.ㅋㅋㅋ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남편이 출근했다 잠시 후 다시 돌아왔습니다. 생활폐기물이라는 노란 딱지가 붙은 이 탁자와 함께요. 


깨끗이 닦고 헐거워진 나사를 조이고 나니 그야말로 상판이 미끈, 사지가 멀쩡합니다. 그런데, 왜 버려졌을까요? 한때 원목이 끝발 날리던 시절 한참 유행했던 올드한 스타일로 지금 얄쌍하고 말쑥한 MDF 가구들에 비하면 고지식하고 촌스럽기 때문일까요?

어떻게 잘 쓸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겠지만 일단 거실 탁자에 붙여서 우리 아기 책상이자 밥상으로 사용해보려고 합니다. 저 노란 딱지는 어쩐지 묘한 포인트처럼 보여 떼지 않고 놔두었습니다. 에코부인 따라 넝마가 된 남편, 이젠 뼈속깊이 부창부수가 되어가나봅니다.^^



공짜가구 득템하는 법

- 가끔씩 동네 한바퀴 돈다. 산책도 되고, 의외의 소득이 생긴다.
- 혼자보다는 가족과 함께 같이 가는 게 좋다. 헌 가구를 주워올 때 웬지 모르게 멋쩍어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여럿이면 더욱 용감해짐)
- 저녁 해질무렵이나 이른 아침이 좋다. 특히 아침에는 재활용 수거차량이 오기 전에 행동을 개시해야한다.
- 일요일 저녁이나 월요일 아침이 좋다. 사람들은 주로 주말에 집정리와 청소 등을 하기 때문이다.
- 가끔 아파트 평수가 넓은 동네로 원정간다. 정말로 왜 버려졌는지 이해 안되는 물건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 무조건 주워오기보다 나에게 필요한지, 튼튼한지 등등을 따져보고 가져온다. 아무리 재활용이 좋아도 괜한 쓰레기를 만들 수 있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최근 민주화에 대한 열망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집트 카이로 외곽에 쓰레기 도시(garbage city) 로 알려진 마을이 하나 있다. 이 마을에는 카이로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를 모아서, 분류하고, 재활용하는 자발린(zabbaleen)이라고 이 노동자들이 쓰레기를 처리하는 전통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간다. 이 마을을 카이로의 생활폐기물의 1/3 이상을 처리한다.


최근에 사진작가들이 좋아하는 작업장소로 주목을 받으면서 본의아니게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 도시의 사진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사람들의 욕망 배설소, 지구의 환경파괴를 압축해놓은 것 같은 이 기막힌 도시는 실제로 매우 효율적인 쓰레기 관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고장난 것은 수리되고,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따로 모아지는 등 재사용, 재활용이 활발하다. 음식물 쓰레기는 가축에게 먹이고, 퇴비로 만들어진다.



이 사진들을 보면서 요즘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유혈사태, 또 고통을 겪고 있는 지구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역설적일지 모르나 미카엘 엔데의 <꿈의 넝마시장>이라는 시를 떠올린다.

나는 오늘 세상의 끝에 있는 꿈의 넝마시장에 갔다.
거기엔 모든 것이 있었다. 장물, 쓰다버린 물건, 망가진 물건, 중고품과 고물이 된 꿈의 도구들...
좀구멍투성이의 양탄자, 때려부순 성상, 별, 변발들, 열쇠가 없는 녹슬고 썩은 공중누각들, 한때 사랑을 받았으나 이제는 머리가 떨어져나간 인형들...

이 모든 잡동사니 속에서 뜻밖에 나는 우리들의 사랑인 아름다운 꿈을 발견했다.
그 황금빛은 흐려지고 그 모습은 훼손되어 있었다.
그래도 그것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나는 그것을 당신에게 되돌려주고 싶어서 창백한 얼굴의 사내에게 값을 물었다.
그는 이빠진 웃음에 엇기침을 하며 턱도 없이 높은 값을 불렀다.

그 꿈은 그만한 가치가 충분했지만 나는 계속 값을 깎았다.
그러나 사내는 완강하게 깎아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 꿈을 되살 수 없었다.
그후 나는 잘 지내지 못하며 더 이상 부자도 못되고 있다.
이렇게 마음이 공허한 적은 나에게 일찍이 없었다.
그 꿈은 팔린 것일까, 그 꿈이 어떻게 그곳까지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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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코살롱 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