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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10 [가을문턱 여름휴가3] 귀농해서 농사는 안 짓고, 자식농사만
휴가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양평에 귀농해 사는 선배네 집에 잠깐 들렀습니다. 귀농이라는 말은 꼭 맞는 말은 아닙니다. 내려갈때는 귀농한다고 해놓고 자식농사만 짓고 있거든요. 그래서 농사는 거의 못하고 아이 키우며 전업주부(일주일에 한번은 대안학교 교사)로 살고 있고, 선배의 부인이 보건진료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밖에는 큰 비가 거세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선배 아이 셋, 우리 아이 하나, 아이들이 어울려 놀고 있는 사이, 우리는 아이키우는 얘기가 한창일때
, 밥을 짓고 있던 선배가 갑자기 소리쳤습니다. "해담아! 해찬아! 해나야! 이리와봐! 무지개다! 무지개가 떴다!" 우당탕탕...그집 식구가 앞서고, 우리 식구가 따라갔습니다. 집 바로 뒷동산에(너무나 가깝고 선명하게) 무지개가 떡하니 걸쳐있었습니다. "우아...무지개 끝이 어딜까...했었는데 바로 우리집 앞일 줄이야...", "아빠...빨...노...파..세가지 색 밖에 안 보여요", "자세히 봐봐...빨주노초파남보...일곱가지색깔 다 보일걸"..."아무래도 소율이네가 온 걸 아나보다. 이렇게 무지개가 다 뜨고..." 그렇게 얘기를 주고받으며 한참 무지개 구경을 했습니다.  


무지개는 슬그머니 사라지면서 보니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집뜰에 꾸며놓은 닭장이었습니다. 암탉, 수탉 반반씩 한 열마리 남짓되어보였습니다. 애네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다 먹어치우고, 매일 달걀을 낳아준다고 하니 남편이 닭을 키우고 싶다고 합니다. 언젠가 그럴 날이 오겠죠?


밥 먹고, 위(wii) 게임도 같이 하고 하하호호 웃으며 놀다보니 어느새 비가 그쳤습니다. 아쉽지만 더 어둡기 전에 떠나려는데, 선배가 달걀 두 줄을 쓱 내밉니다. 아까 봤던 그 닭들이 낳은 달걀입니다. 아...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배웅하려고 다섯식구가 쪼르르 선 것을 보니 이 세상의 가장 완벽한 수가 5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은 아름답고 균형잡혀 있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일단....부러운 것으로 정리합니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