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이런 대회에 나가게 될 줄 몰랐다.
그리고, 대회에 나가기 위해 1년을 준비한 것도 전무후무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 대회는 <도시농부의 김장김치대회>다.
작년에 처음으로 참가했던 우리는 나름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
우선, 그 어느때보다도 열심히 농사를 지었다.


생강은 지난 봄에 심어 가을에 수확했고,
배추와 무, 당근, 쪽파도 거의 3개월 이상 농사를 지은 것이다. 

그리고 처음으로 백김치와 의성배추 뿌리김치를 담가서 출품했다.
물론 엄마의 도움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백김치는 김치 좋아하는 소율이를 위해, 
할머니가 아삭아삭하고 싱겁게 담가주신 것이고,
의성배추 뿌리김치도 엄마가 처음으로 담가보신 김치다.


특이한 재료로는 단연 1등인 배추뿌리김치로 재료상, 사연상, 개성만점상을 수생했고,
백김치로 인기상을 받아 4관왕이 되었다.
상품으로 술, 귤 한 상자, 야콘 한 상자, 유정란 한박스를 받았다.



첫번째, 집집마다 다른 김치를 맛볼 수 있는 재미
두번째, 김치 속에 담아있는 사연을 듣는 재미
세번째, 김치 서른 가지를 놓고 밥 먹는 재미

여러가지로 재미난 행사다.
내년에는 어떤 김치를 출품하지?
지금부터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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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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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를 타고 나오는 엄마의 목소리가 이상하다.
지난번 좋은 고추를 사지 못해서 속이 상했던 때만큼 안 좋은 목소리다.
그런데, 계속 괜찮다며 숨기려다,
내가 계속 캐어물으니 결국 실토했다.
김장, 아니 내가 화근이었다.
거의 시어머니뻘 되는 고모와 함께 2박 3일 동안 김장을 하면서 무척 속이 많이 상한 모양이다.
엄마를 가장 힘들게 한 부분은 '나'다.
고모가 배부른 며느리는 그렇다치고, 나는 뭐하느라 내려오지 않느냐고 타박을 한 것이다.
고모 말도 맞다.
김치의 주소비자는 나다.
그러나 엄마는 생각이 다르다.
뭘 해주면서 티내는 걸 너무 싫어한다.
뭐든지 조용조용하는 스타일이다.
김장할테니 내려오라? 그런 말은 절대 못할 사람이다. 
자식한테 공치사할 거면 안 해준다는 엄마다.
그런데 고모가 옆에서 이년, 저년 해가며 뭐라 그러니 속이 상한 거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엄마는 지나치게 자식 신세를 안 지고, 신경 안 쓰게 하려다보니 주위에서 이런 저런 말을 많이 듣는다.
며느리를 보고 더 심해졌다.
집에 돌아와서 아빠에게 하소연하려니 안 좋아하더란다.
나름 합리적인 아빠도 자기 식구 흉보는 건 싫은 거였다.
나에게 하소연하고 싶었지만, 역시 속 상해할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다가
결국 우리 강아지를 끌어안고 울었단다.
그 강아지는 우리가 키우다 주인집 할아버지에게 혼나고 할 수 없이 데려다놓은 강아지였다.
에고고 이게 무슨 조화 속인지...
봉순이에게 고맙다고 해야하나...
우리 아이가 강아지와 친구하는 걸 보고, 엄마가 생각났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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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명파 2011.11.15 1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고...에코살롱님도,듣고 속 상하셨겠네요...자식사랑은 내리사랑이랍니다. ^^

  2. 문슝 2011.11.15 15: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고.. 나도 속상하네요. 착한 봉순이가 어머니 곁에 있어 다행이예요.

  3. 에코살롱 마담 2011.11.16 15: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 말이오. 봉순이가 효녀요.^^

오랜만에 냉동실에 잠자고 있던 청국장을 꺼냈다. 시골에서 고모가 직접 농사 지은 콩으로 황토방에서 뜬 청국장이다. 한참 잘 먹다가 한참 잊고 있었다가,요즘같은 춘궁기에 빛을 발한다.그런 점에서 한 달에 한 번은 자발적 춘궁기가 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냉장고 구석구석까지 싹싹 뒤져 음식을 낭비하는 일이 없을테니까...


청국장찌개는 멸치나 고기를 넣어 육수를 내어 끓이기도 하지만, 나는 다른 것 없이 들기름에 김치를 볶은 다음 끓인다.(들기름에 김치를 들들 볶다가 청국장을 넣고 끓이면 끝, 느타리버섯이나 청량고추 등을 넣으면 더 좋고! 없어도 좋고!!!) 들기름은 청국장의 냄새를 순하게 하고, 김치를 볶으면 물러진 김장김치를 아삭아삭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달랑 청국장 하나 끓이고 쑥 부침개 두어소당 부쳐놓고 이웃에 사는 친구네 식구를 불러 밥을 같이 먹었다. 남편이 손님대접이 너무 부실한 거 아니냐고 뭐라 했지만, 우리 먹는 밥상에 그냥 밥 숟가락 하나 더 올려놓고 부담없이 같이 먹을 수 있는 게 친구 아닌가? ㅋㅋㅋ 마침 친정엄마가 막 담근 얼갈이 배추와 총각김치 두 가지 김치를 가져다줬다. 시어터진 김장김치로 끓인 청국장 한 그릇에 일주일 이상 먹을 식량이 생겼다. 오늘도 이렇게 염치없는 남는 장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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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니 2011.04.25 14: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이웃이나 친구를 초대해서 밥도 같이 먹고 그래야되는건데, 그게 사는 건데... 뭐가 그리 바쁜지 잘 안되네요. 많이 느끼고 갑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치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이 있지만, 나는 김치국부터 마시는 걸 좋아한다. 김치국을 끓이기 시작하고 냄새가 올라오면, 떡부터 먹고 김치국 마시는 순서를 기다려줄 수가 없다. 맛보기 시작한 순간, 먹기 시작한다.(지금도 아밀라아제 분비를 막을 수가 없다...^^)

콩나물김치국은 끓이기가 참 쉽다. 그리고 김치가 너무 형편없지 않은 이상, 엉터리로 끓여도 평균 이상의 맛이 보장된다. 그래서 콩나물김치국을 많이 끓여먹는다. 요즘엔 콩나물을 좋아하는 아기와 함께 먹기 위해, 우선 김치를 넣지 않은 맑은 콩나물국을 끓인 다음, 작은 냄비에 아기분을 덜어놓고, 우리가 먹을 콩나물국에만 김치를 넣고 끓인다. 아기도, 우리도 모두 해피한 훌륭한 메뉴다.


아기와 함께 먹는 콩나물김치국 끓이기
1. 멸치다시마 육수를 우린다.
2. 콩나물과 마늘을 넣고 한소뜸 끓인다.(뚜껑을 꼭 닫고 끓이는 건 기본, 안 그러면 비린내)
3. 아기분의 콩나물국을 따로 덜어놓고/김치를 썰어넣고 다시 한소뜸 끓인다.
(취향에 따라 김치국물 조절)
4. 파를 송송 썰어넣으면 끝

음메...시원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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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슝 2011.04.17 2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 술을 건하게 마신 지금, 내게 필요한 것! ㅋㅋㅋ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온 키워드 :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키워드를 누가 저렇게 적어요 ㅋㅋㅋㅋㅋ

비지는 두부 만들고 난 찌꺼기다. 두부집 딸이면서 두부를 싫어했던 나는, 두부 부산물인 비지와 
콩국물 역시 싫어했다(하루 세끼 두부, 두부, 두부! 두부도 싫어죽겠는데, 두부 찌꺼기는 말해 뭣하겠나...ㅋㅋ)

어린시절 나에게 그렇게 천대받던 두부와 그의 친구들이 요즘 명예회복을 하고 있다. 
아이가 생기면서 두부와 전격 화해, 지금은 콩국수, 비지찌개를 좋아하게 된 것! 고기를 줄이니 콩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신세가 된 것!

한참 밥맛에 빠져있는 아이와 함께 먹는 밥상을 차리는게 나의 밥상철학인지라 양념이 강한 음식은 안 해먹었더니, 김장김치가 많이 소외됐다. 김장김치를 버리면 안되니, 4월 한달동안은 김장김치 방출에 힘써야겠다. 마침 두부음식점에서 얻어온 비지 한덩이가 있어 비지찌개를 끓였다. 오랜만에 먹으니 으흐흐....뜨거운 감동의 물결이..ㅋㅋㅋ




비지찌개 만들기
1. 멸치육수를 진하게 우린다.
2. 들기름을 두르고 김장김치를 달달 볶는다. (고기를 넣고 끓이기도 하는데, 우리는 채식중심!이라 패스)
3. 볶아진 김치에 멸치육수, 매콤하고 걸쭉하게 먹으려면 김치국물도 붓고 바글바글 끓인다.
4. 밥에 얹어 냠냠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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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부조아 2011.04.16 15: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침이 도네요. 비지 어디서 파나요?

  2. 릴리리라 2011.04.16 18: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지 마트에서 본 거 같은데...배 고프네요.^^ 빨리 밥 먹으러 가야징~~

  3. 에코살롱 마담 2011.04.19 10: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부마을이라고 하는 두부전문점에서 무료로 주더라고요. 마트에서 파는지는 모르겠네요...제가 마트를 잘 안가서리;;;;

시어터진 김장김치를 없애는 데 만두 만한 것이 없다. 만두를 만들어서 이웃들과 나눠먹으면 김치도 없애고, 이웃들에게 인심도 얻고 여러모로 실속이 있다. 겨우내 대여섯번 정도 만두를 만들었는데, 이번이 마지막일 듯^^


가내수공업에 아동노동은 필연적이다. 기술 전수는 어깨 너머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두부집 딸이었던 나도 어려서부터 두부 자르고, 두부 배달하고 그랬다. 저 야무진 손놀림 좀 보라지...몇번 봤다고 만두피를 미는 게 장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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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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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시어터졌다. 김치냉장고가 있는 집들도 난리인데, 김치냉장고 없이 버티는 우리집은 말해 뭣하나...시어터진 김치로 볶아먹고, 끓여먹고, 부쳐먹고, 만두 만들어먹고...온갖 각색을 다 해도 지겨울 때...이때 필요한 게 겉절이다.

말 그대로 대충 무쳐먹는 게 겉절이다. 영어로는 샐러드, 그러니 포기김치 안 해본 사람들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겉절이는 양념만 해두면 무서울 게 없다. 갑자기 손님이 들이닥쳐도 한결 여유롭다. 조금 넉넉히 해서 쟁여두고, 봄동배추도 무쳐먹고, 알배추도 묻혀먹고, 상추, 달래나물, 돋나물도 무쳐먹고, 무, 오이도 무쳐먹을 수 있다. 먹기 직전에 봄동배추에는 참기름을, 나물이나 오이 무칠 때는 식초 좀 넣고 새콤달콤하게 하면 같은 양념 다른 맛이다.

겉절이 양념: 고추가루 4: 멸치액젓 3: 다진마늘 1: 설탕 1: 깨소금 1의 비율로(비율은 맛을 보면서 조정가능)! 우리집은 조미료 대신 양파를 갈아넣고, 설탕 대신 매실액기스를 넣는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쪽파, 풋마늘잎을 넣으면 맛도 좋고, 보기에도 좋다. 참기름이나 식초는 먹기 직전에 넣는다.
 

1. 위와 같이 미리!!! 양념을 만들어둔다.(그래서 숙성이 되어 더 맛있다)
2. 봄동배추는 씻어서 체에 밭혀 물기를 제거한다.
3. 먹기 직전에(먼저 버무리려면 1시간 전) 양념에 버무린다.
단, 주물럭주물럭하면 절~~대!!! 안된다. 겉절이답게 배추잎 겉에만 양념을 살살 묻힌다 생각하고 버무려야한다. 그래도 조금 지나면 숨이 죽고 물이 생긴다. 고소하게 먹으려면 참기름과 깨소금도 이때 넣는다.


겉절이 한 접시에 밥 한그릇....매콤새콤달콤한 기운 빵빵해진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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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꼽으라면 당연히 '텃밭'에서 보낸 시간들!!! 처음부터 농사에 뜻이 있었던 건 아니다. 주말이면 TV와 붙어지내는 남편을 밖으로 끌어내는 게 목적이었다. 그런데 어라~ 시간이 갈수록 놀이도 되고, 휴식도 되고, 친구도 되고, 배움도 되고, 먹거리까지...그러니까 이게 일석몇조냐...어쨌든 그 치명적인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더랬다. 특히 우리 꼬마농부의 흙과 막걸리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본능을 내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면서(이날도 징징거리다가 막걸리병 부여잡고 즐거워했다는...) 아...그래 사람은 땅을 밟고 살아야지 행복에 겨웠더랬다. 더욱이 남편이 텃밭 가는 길과 텃밭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이 그리 행복했더라고 고백까지 했다. 그렇게 농사보다는 잿밥에 관심많은 풍신난 도시농부들의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사가 있었다.


모여서 인사도 나누고, 수육에 우거지국,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막걸리도 마시고...하이라이트는 텃밭에서 직접 기른 작물로 직접 담근 김장김치 대회!!! 우리는 김장을 담글 정도로 농사를 짓지 못해 제천에서 공수받은 엄마 김치를 출품했다. 다들 자급율을 따지는데, 우린 자급율 0%!!!ㅋㅋㅋ


빨리 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청각을 넣는 집, 감칠맛을 위해 단호박을 갈아넣은 집, 생갈치를 넣는 집, 동아박을 갈아넣은 집, 아내 도움 안 받고 남편 혼자 김장 담근 집, 머리털 나고 김치 처음 담은 집, 사이가 별로인 고부가 함께 김장 담다가 화기애애해진 집, 우리집 김치는 경상도에서 시집와 음식솜씨라고는 하나도 없던 엄마가 수년 전 음식솜씨 좋은 고모에게 비법을 전수받았는데, 바다도 없는 충청북도 제천 산골에서 낙지, 굴을 넣고, 젓갈 대신 생새우를 갈아넣는 호사로 개과천선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다른 건 몰라도 김치 맛 하나는 인정받아 김치냉장고가 처음 나왔을때 아빠로부터 김치냉장고를 하사받은 그런 김치되시겠다.
 

집집마다 김치 스토리텔링이 너무 재미나다. 김장 담그는 법도 다르고 물론 맛도 다 다르지만, 모두 자기집 김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너무나 쟁쟁한 김치들이 많아서 상은 꿈도 안 꾸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 상을 하나 거머쥐었다. 소가 뒷걸음질 치다가 쥐 잡는다더니...ㅋㅋㅋ상 이름은 '익으면 맛있을 김치'상이다. ㅋㅋㅋ 직역하면, 지금은 맛 없지만 익으면 혹시 모르니 용기를 잃지말라~는 건데,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우리집 김치는 익어서 김치찌개를 끓이면 정말 입에 침이 줄줄 흐르는 그런 김치로써 상이 제 임자를 딱 만난 셈이었다. 부상으로 귤 한 박스를!!!(ㅋ...너무 좋아했나?) 일단 이 영광을 엄마에게...ㅋㅋㅋ


모두 직접 재배하여 직접 김장을 담그는 이야기를 들으니 나에게도 그런 날이 올까 싶었다. 그렇지만...노땡쓰!!! 나는 그냥 엄마김치 얻어먹고싶다. 언제까지고 말이다. 부디 내 손으로 김장 담그는 날 오지 않기를 바란다. 정말로...
 


사진출처: 풍시난도시농부 cafe.naver.com/daej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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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친친 2010.12.13 15: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 이해합니다.^^
    친정엄마에게 빌붙어 사는 1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