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운동본부'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11.08 양파농사 개시 (4)
  2. 2010.10.18 [시쳇말에...] 캐면 캘수록 고구마 줄기 (2)
  3. 2010.03.28 초보농사꾼, 감자심는 날 (3)
  4. 2010.03.23 내 땅이 생겼어요
우리집에서 양파는 1년 내내 떨어지지 않는 필수 양식이다. 열을 가하면 부드럽고 질 좋은 단맛을 드러내면서, 요리실력이 아무리 형편 없어도 음식 맛을 중간까지는 끌어올린다. 그래서 나는 양파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하는 편이다. 

[양파 모종 옮기기] 양파 모종을 첨 구경했다. 쪽파랑 닮았다.

한참 열공중인 마크로비오틱에서도 양파를 조화로운 채소로 본다. 땅속과 땅위 접경에서 자라는 호박, 양배추, 브로콜리 등과 함께 음성과 양성 양쪽 에너지를 균형있게 갖고 있다는 거다. 그래서 모양이 둥근가? 음양 에너지의 조화, 모 없이 둥글둥글한 모양, 부엌의 '약방의 감초', '인생의 단맛, 쓴맛'처럼 오묘한 맛까지, 양파의 매력에 안 빠질 재간이 없다. 

기회가 닿아 올 겨울부터 양파농사를 지어보기로 했다. 혼자는 아니고, 양파공동체 형태로 여러 명이서 200평 남짓한 밭을 빌려 공동으로 짓는 거다. 일을 꾸미신 분들은 따로 있고, 우리는 그냥 묻어가는 처지지만, 그래도 개인텃밭만 할 때와는 다른 책임감과 노가다가 뒤따른다. ㅋㅋ

단맛을 공짜로 보려고 했어? 양파답게, 알싸한 맛부터 선보인다. 밭에 거름을 넣은뒤 땅을 갈아엎는 일은 지난 주 끝냈다고 해서 이제 양파만 심으면 되겠지 했는데,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생각이었다. 고랑을 만들고, 땅을 고르고 '밭 만들기'가 감히 화전민의 심정을 이해하게 한다. 운동도 이런 운동이 없다. 아침 9시부터 해질녁 5시까지, 일 하는 사람이 빤 하니 꽤 부리기도 어렵다. 누구는 말이 좋아 공동체지, 집단노동이라고 성토했고, 평소 쫌 엄살을 쫌 피우는 과인 남편이 허리가 끊어질 것 같다고 해도 괜한 꽤병은 아닌 듯 했다.

[밭 만들기] 옛날 황무지를 개간했던 화전민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음^^ 

[새참시간] 밭일은 밥심(힘)보다 막거리 힘으로!...그걸 벌써 알아버린 꼬마농부

[점심시간]
온갖 산해진미가...나는 이 시간이 젤로 좋다~


아놔...양파농사 짓다가 딸내미 술꾼 만들게 생겼다. 엄마가 마시는 막걸리 젖 받아먹는 걸로 모자랐는지, 막걸리 마신 잔을 깨끗이 핥고 있다. 그 모습이 웃겨서 어른들이 몇 방울 보태주니 냉큼냉큼 비워낸다. 옛날부터 아이들이 어른들 술 심부름하다가 훔쳐먹었듯 예로부터 막걸리는 아이들의 은밀한 사랑을 받아왔기는 했어도 이건 좀 너무 이른 거 아닌가?ㅋㅋ


농사일도 음양의 조화를 이루면 좋다. 남자들이 고랑을 만들고, 괭이로 덩어리진 흙을 깨면, 여자들은 쇠갈퀴로 자갈을 골라내며 땅 표면을 고르게 정리했다. 남자들이 이랑을 만들고 재를 뿌려놓으면, 여자들이 모종을 주먹 한 개 간격으로 나란히 놓고, 마지막 흙을 덮어주고 발로 살짝 밟아주는 의식(?->실제로 튼튼하게 잘 자라라 어쩌고 저쩌고 중얼중얼하는 분들도 계셨고, 땅거미가 지는데 저러고 있으니 꼭 토템의식 같았음)으로 마무리를 했다.

[양파심기] 나란히 심어져 있는 모습...이렇게 허허벌판에서 겨울을 나야 양파가 된다.

[흙 덮어주기] 토테미즘, 애니미즘, 샤머니즘 종교의식처럼 보였던 마지막 마무리

막걸리 기운에 한참을 하이퍼 상태로 놀다가 밭 한 가운데서 천사처럼 낮잠을 잔다.

대여섯개 고랑 중에 두 고랑 2천개 달랑 끝냈을 뿐인데, 간만에 몸을 제대로 썼다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ㅋㅋㅋ 앞으로도 1년 동안 이 밭에서 자식 키우고 양파도 키우고, 자연도 배우고 사람도 배우게 될 것이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아...기다리고 기다리던, 고구마 수확철이다. 고구마는 추위에 민감해서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해야한다. 다음주에 본격적으로 수확하려면, 그 전에 할 일있다. 바로 요~~ 고구마줄기 정리다. 캐면 캘수록 고구마줄기라더니 정말 장난이 아니다.


고구마줄기는 반찬으로 해놓으면 맛은 있는데, 일일이 껍질을 벗겨내고 삶아내는 일이 꽤 번거롭다. 그런데 나는 이런 일이 좋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ㅋㅋ) 별것도 아닌 일에 잔머리부터 굴리는 등, 머리로 살다가 손을 놀리는 노동을 하게 되면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무슨 도사같다.^6) 그래서 머리가 어지러우면 일부러 이런 일을 벌리기도 한다.


이렇게 들으니까 부케같다. ㅋㅋ 한움큼 가득이지만, 껍질 까서 요리하면 딱 한 접시 나올까말까다. 그렇게 음식에서 얻는 에너지보다 음식을 만들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에너지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투입 노동, 투입 시간을 생각할 때 참 허무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결과만 생각하면 그렇다. 그러나 과정을 즐기면, 허무하다기보다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든다. 평소에 모르고 살았던 번거로움과 불편함으로 인해 그동안 너무 쉽게 먹고 살았구나 잠시나마 반성할 수 있고, 또 손끝, 코끝의 감각을 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주에 본격적으로 고구마를 캘 거지만, 오늘은 시범으로 몇 개만 캐보기로 했다. 꽤 깊은 호미질 끝에 땅 속에서 빼꼼히 얼굴을 내민 고구마들이 땅의 기운을 머금은 보라색으로 빛난다. 정말 환상적 때깔^^ 사진으로는 다 표현이 안돼서 아쉽아쉽^^


고구마줄기 다듬는 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가사일은 단순반복적인 일이 많아서 혼자서 하면 귀찮은 잡일이 되기 쉽지만, 온 가족이 둘러앉아 수다떨며 하면 그런대로 재밌는 소일거리가 된다.


남편은 물론이고, 우리 딸까지 온 가족이 매달려 고구마줄기를 깠다. 우리 딸은 심지어 생 고구마 줄기를 아삭아삭 씹기까지 한다. (참고로 우리 딸 생식 마니아~) 어쩐 일로 고구마 줄기까지에 집중하고 있는 남편에게 재밌지? 물으니, 남편이 그런다. '깔끔하게 잘 까지면 기분이 좋고, 잘 까지지 않으면 짜증난다'고... 우리 인생이 다 그런가 아닌가? ㅋㅋ 고구마줄기 다듬다가 별...인생까지 들먹인다.^^
 

 
원래 고구마는 캔 다음 보름 정도 후숙시켜 먹어야 맛있는데, 그래도 오늘 캔 고구마 맛도 안 보고 잠 들 수 있나? 간식으로 몇 개만 구워봤다. 근데...이게 웬일...고구마에서 단맛보다는 단백한 감자 맛이 난다. 아직 당분이 형성되기 전인 거 같은..그래서 후숙이 필요한가보다. 그래도 올해 첫 수확한 고구마...이렇게 군고구마 해먹으면서 어느새 우리의 일요일밤은 구수하게 저물어간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지난 주 퇴비를 뿌려 갈아엎은 밭에 감자를 심으러 갔습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감자는 '두백'과 '수미' 두 종류가 있는데,
두백은 분이 많고 맛이 좋은 반면 소출이 적고,
수미는 수분이 많고 맛은 덜해도 수확량이 좀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하네요.
질이냐 양이냐....두 가지 갈림길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반반씩 심기로 했습니다.

우선, 씨 감자를 쪼갠 다음, 볏짚을 태운 '재'를 뭍이더라구요.
'재'가 소독 효과도 있고, '인산'이라는 성분이 감자의 성분과 같아 작황을 좋게 한다고 하셨어요. (맞게 기억하는지 가물가물;;;) 
밭고랑을 만들어 재에 버무린 씨감자를 한 알 두알 심었습니다.
다들 지식과 경험이 다르니 심는 방법도 제각각입니다.
우리는 초짜이니 선배농부들이 가르쳐주신 대로 해봤습니다.
올해 수확해보면 이러쿵 저러쿵 아는 채를 하겠지요?ㅋ

감자에 싹이 나서, 잎이 나서 헤이맘보~
가위바위보할 때 하는 이런 노래가 있는데...
앞으로 진짜로 싹이 나고 잎이 나고 감자 열리는 걸 보게 되겠죠?
정말 기대됩니다.^^

덤으로 밭 주변으로 냉이와 어린 쑥이 있어 한 바구니 캤습니다.
겨울과 엎치락뒤치락 하기는 했어도 봄은 봄인가봅니다.
오늘 저녁은 봄의 향기, 냉이국을 끓이려고 합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수동적으로 따라만 다니던 신랑이 자기 땅이 생기니 완전 '우리 신랑이 달라졌어요~!'입니다.
이른 아침 시간에도 벌떡 일어나 도시락 싸고, 호미랑 괭이랑 농기구도 사고, 이리저리 남의 밭 눈팅하며 배우고...
뭔가 자기주도적이 된다는 것만큼 신나는 일도 없을 거 같아요.
머지 않은 날, 우리 먹거리만큼은 우리 힘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땅 밟고 왔더니 나른하면서도 기분이 좋습니다.
무릇 사람이란 이렇게 땅 밟으며 살아야하는 건데...
우리 아이는 이렇게 땅에 풀어놓고 키우고 싶습니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지난 토요일, 주말텃밭 개장행사가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이웃에 사는 선배가족에 끼여 따라다녔는데
올해에는 정식으로 5평 1구좌를 분양받았어요.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가족들, 더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텃밭에 참여한 동기들도 저마다 각각인데 재밌더라구요.

날씨가 좋지 않아 비닐하우스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각자 가져온 먹거리와 막걸리를 나눠먹으면서 오리엔테이션을 가졌습니다.
돌아가면서 소개도 하고, 기본적인 농기구 설명도 듣고, 겨우내 잠든 밭에 퇴비도 뿌리고 땅도 갈아엎고요.
저는 아기 때문에 비닐하우스에서 부침개 먹으면서 농땡이 부리고 있었지만, 신랑은 삽질 좀 했네요.

남의 땅을 빌려 짓는 농사이지만, 갑자기 방 한 칸 만한 우리 땅이 생기니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땅에 대한 책임감 같은 것도 생기고, 손수 땅을 일궈 먹거리를 얻는다고 생각하니 흥분도 되고...


감히 농사일 거론할 처지는 못 되고
저희 가족이 주말텃밭을 분양받은 이유는 이렇습니다.

흙을 밟는다.
아파트, 빌라 등 잘 지어진 주택에 사는 덕(?)에 많은 사람들이 땅을 밟기는커녕 허공에 떠서 살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라도 시멘트 공구리가 아닌 땅(흙)을 밟을 수 있다면 하는 마음에서... 

몸을 사용한다.
세상이 좋아진 덕분(?)에 일주일 내내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에만 매달려 일합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의 몸은 나날이 퇴화되어가고, 감각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라도 머리 아닌 몸을 움직여 일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에서...

밥을 나눠 먹는다.

요즘 학생들 '밥'문제로 심각한데, 저는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모든 교육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식구의 의미가 그러하듯,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하나의 공동체가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텃밭에서 일하면서 나눠먹는 막걸리 맛은 말할 것도 없고,
각자 집에서 가져온 특별할 거 없는 반찬 한 두가지가 모이면 특별한 한 상이 되고,
그것이 또 이야기 거리가 되어
서로를 알아갈 수 있다는 게 좋아서...

손수 생산한 먹거리를 먹는다.
우리가 열심히 사는 건 어쩌면 잘 먹고 잘 살자는 건데,
그 첫걸음이자 핵심인 먹거리를 손수 얻을 수 있다는 건 큰 의미가 있을 거 같아요.
그야말로 진정한 로컬푸드이자, 안전하고 정직한 먹거리인거죠.


이외에도
좋은 공기 마시고,
쓰레기가 될 뻔한 쌀뜨물, 오줌, 달걀껍질 등을 모아오면 퇴비로 사용할 수 있고,
가족이 함께 일하고 건강한 이웃도 만날 수 있고,
앞으로 조심스럽게 자급자족의 꿈을 키워갈 수 있는 등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너무 많네요.

내 땅은 아니지만, 
땅은 일구는 사람이 임자 아닌가요?
내 땅을 갖게 된 도시농부들, 쬐금 더 행복해지는 겁니다.

전국귀농운동본부 텃밭보급소
http://cafe.daum.net/gardeningmentor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