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원래 건물을 의미하는 말이 아닌데, 교회하면 교회 건축이 떠오른다. 원래 의미인 공동체가 사라지다보니, 건물만이 남았다. 아니 공동체가 무너지니, 건축물에 더 집착한다. 마을이 없어지자 사람들이 아파트 평수에 집착하는 것처럼 꼭 닮았다. 사랑의 교회가 짓겠다는 2100억원 짜리 교회 건축이 바로 그 모델이다.

 

 

요즘 팝업 건물에 대한 실험이 활발한 가운데, 네덜란드에는 투명한 팝업 교회가 인기다. 이동할 때는 텐트처럼 납작하게 접었다가 펼칠 수 있는 이동교회는 투명한 비닐로 되어 있어 너무나 투명하다. 


부담없이 기웃거릴 수 있고, 안에서 뭐하는지 볼 수가 있고, 문턱이 없어서 들어가기도 싶다.


이동교회이다보니 교회가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 이동한다. 축제나 파티, 회사 이벤트에도 간다.


자칭 철학자인 Frank Los라는 양반이 이동교회를 운영한다. 저 오렌지색 셔츠 입는 양반!


설교를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마음을 문을 열 수 있도록 놀이도 하면서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대화를 이끌어간다.


30명 정도 들어갈 수 있어서 작은 강연행사나이나 파티, 음악회도 열 수가 있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시대에 아직도 교회(절도 마찬가지)는 일단 교회부터 번듯하게 짓고 보자고 한다. 건물 짓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뭘 할 것인가가 중요하고,뭘 할 것인지가 분명하면 건물은 오히려 중요하지 않을 수 있는데...말이다.

네덜란드어로 되어 있긴 하지만, 출처는 여기: http://www.detransparantekerk.nl/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어릴 때 저는 시장통에서 두부집 딸로 자랐습니다.
시장통이란 물리적 거리의 근접성은 물론 사회경제적 공동체를 이루면서 집집의 사정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 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사춘기 때 저는 마을에 대한 애정보다는 어쩔 수 없이 노출됨으로 인하여 생기는 지나친 관심과 주목이 그리 반갑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우리 마을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서서히 마을이 느슨해지기 시작했고, 대학 때문에 집을 떠나오면서 마을의 울타리를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는 자유로움과 익명성을 좋아했고, 즐겼습니다. 
그렇게 타지에서 십여년을 살았는데, 아이를 낳고 집에서 생활하다보니 그간 관계의 공허함과 마을에 대한 그리움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더군요. 또 머리속으로는 마을 전체가 아이를 길러야하는데...라는 생각이 맴맴 돌았습니다.
그러나 자유롭고 독립적 개인이라는 이름으로 고립되어 있는 자아는 외부와 소통하는 법도 차츰 퇴화되어가고 있었고,
또 연대와 돌봄이 있는 그런 마을은 없어진지 오래였습니다.
사진출처: 커피마을(http://coffeevillage.co.kr/)

그렇게 체념하고 지내오던 터에 언제부터인가 우리집 아래에서 소음이 들려왔습니다.
그 소음으로 인해 무슨 일인가 궁금해하기 시작했고, 커피집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커피 좋아하니까 마냥 커피집이 오픈하기만을 기다렸죠.
손바닥만한 커피집은 생각보다 길어졌고, 나중에 그 사정도 직접 가구도 만들고 인테리어도 직접 하느라 그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부러 소음을 내서 마을 사람들이 들여다보게 했다는 농담반 진담반 같은 이야기도 듣게 되었고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커피마을은 단순히 커피숍이 아닙니다.
평소에는 청소년 도서관, 공부방으로, 주말에는 교회로 쓰입니다.
그러면서 마을을 고민하고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사진출처: 커피마을(http://coffeevillage.co.kr/)

어제는 그 첫걸음으로 마을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어스름 초저녁부터 동네 골목 어귀에 자리잡은 이곳으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동네에 사는 세 자매의 클래식 연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어른, 아이할 것 없이 다닥다닥 어깨를 붙이고 앉아 음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따로 없어 작은 손놀림과 눈동자까지 다 보이는 지근거리에서의 감상하는 음악회였습니다.
다른 콘서트에서는 실례가 될지 모르는 부스럭부스럭거리는 소리, 들락날락거리는 사람들, 그리고 연주자들의 작은 실수까지도 차라리 사랑스럽게 보였습니다.
마을지기인 목사님은 그 사이 커피를 내리고 와플을 굽기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청각 뿐만 아니라 시각, 후각, 촉각을 오감을 모두 자극하는 4D 음악회였다고나 할까요?
 아기 때문에 재대로 감상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냥 이런 공간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 따뜻한 저녁이었습니다.
경쟁과 불안이 지배하는 요즘 세상에 마을이라는 희망의 단초가 자라고 있는 거 같아 흐뭇해졌습니다.
이렇게 다시 마을을 꿈꿀 수 있어 행복합니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우리 동네, 정확하게 우리집 바로 아래층에 커피집이 생겼습니다.
커피집을 꾸미기 시작한 건, 지난 가을로 기억하는데
커피집의 문을 연 건, 바로 엊그제입니다.
기껏해야 5평 남짓되는 공간인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요.
저도 이제나 되나 저제나 되나 기다리다가 지쳐갔으니깐요.
사연을 들어보니 모든 가구를 직접 만드는 것에서부터 인테리어를 직접 하느라고 그리 되었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여느 기천만원은 우스운 커피집 인테리어와는 달리 구석구석 사람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커피집 주인은 목사님입니다.
그러나 교회는 없고, 그 자리에 청소년 도서관과 커피집이 있습니다.

이 커피집과 도서관을 통해서
보살핌이 필요한 청소년들과 놀고 배우며,
동네 사람들과 마주앉아 커피 한 잔 마시고,
이웃들과 작은 음악회를 열고, 마을모임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마을을 꿈꾸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커피집 이름도 '커피마을'입니다.
마을 속으로 들어온 교회,
그게 진정한 교회가 아닐까요?

커피 한 잔을 나누어 마시며 나눈 대화는 
지난 2년간 오고가면서 인사 나눈 것의 합보다 훨씬 넓고 깊었던 거 같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동네를 두고,
내일이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떠나기 전 이런 커피집에서 커피 한 잔 했다는 것이 어딘가요?
여러가지 일로 심신이 지쳐있는 가운데
오늘 커피 한 잔은 정말 따뜻하고 행복했습니다.

열 스타벅스, 커피빈 부럽지 않은
우리 동네 이런 커피집!

마을마다 이런 커피집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다음 주면 부활절입니다.
외국(특히 미국)에서는 저 같은 날라리 교인을 EC 크리스찬이라고도 합니다.
Easter의 'E', Christmas의 'C'로 특별한 때만 교회가는 사람이라는 의미인데요.
그만큼 부활절이 크리스마스에 버금가는 명절인 거죠.

예전에는 직접 달걀 삶아서 데코레이션하고 포장해서 서로 선물하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플라스틱 달걀도 많이 나오고, 스티커 같은 걸로 장식하기도 하는 거 같아요.
그래도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요란하지는 않아서 다행입니다.

미국 교회에서는 부활절 때 여러가지 행사를 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에그 헌팅(아래 사진)입니다.
캔디(사탕이나 초콜렛)를 넣은 플라스틱 달걀 을 정원이나 집안 곳곳에 숨겨놓고 아이들에게 찾도록 하는 거죠.
보물찾기 처럼 찾은 만큼 가져가는 거라 아이들이 미친 듯이 합니다.
(아이들에게 사탕을 못 먹여서 안달난 사람들처럼 미국에는 캔디를 주는 행사가 많습니다.)
부활절 토끼(아이들에게 부활절 선물 바구니를 가져다 준다는...부활절의 산타클로스 같은 거)를 선물하기도 하고요.

집집마다 부활절 데코레이션이 따로 있어,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후 한 두달 있다가 부활절 장식에 들어갑니다.
평소에 실용적인 옷차림을 좋아하는 미국사람들도 교회갈 때는 Sunday Best라고 해서 쫙 빼입는데,
부활절인 일요일은 항상 새 옷을 입는 풍습까지 있습니다.
새 옷이 새로운 탄생과 새로운 삶을 의미한다나요?

여느 명절이 그렇듯, 상업적이고, 낭비적인 부활절이 되고는 합니다.
하나님도, 예수님도, 지구님도 좋아하지 않을 부활절인 거지요.
그래서 최근 친환경 부활절에 논의와 시도가 조금씩 있습니다.
몇 가지만 아이디어들 소개해볼께요.

knitted wool easter eggs
짜투리 실을 이용해서 뜨개질해 만든 부활절 달걀입니다. 플라스틱 달걀보다 훨씬 예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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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양말을 재활용해 만든 부활절 토끼와 달걀,, 그리고 둥지입니다. 너무 깜찍하고 예쁘죠?
이제 못 신는 아기양말 많은데, 이 정도는 저도 해볼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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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넥타이를 활용해 부활절 달걀 데코레이션하는 키트인데요. 어떻게 되는건지 모르겠지만 신기... 


요건 아프리카 여성들이 손으로 짠 공정무역 달걀 바구니...

화려한 선물과 포장이 아닌, 진실한 마음과 소소한 나눔있는
부활절을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