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일로 텃밭에 한 주 못갔더니 그 새 이렇게 몰라보게 변했습니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메마른 땅에 파릇파릇한 싹이 올라오고 있었는데, 이제 온 밭이 초록일색아네요.

▼ 에코부인 남편과 딸내미^^

감자에 싹이 나고, 본격적으로 잎이 나는 동안,
상추와 쑥갓, 치키러 등 잎채소는 보기 좋게, 먹기 좋게 올망졸망 잘 자랐고,
열무는 일찍부터 벌레가 먹어서 구멍이 숭숭했는데도 불구, 웃자라고 꽃대가 나오기 시작 모두 뽑아냈고,
그 자리에 소율이가 좋아하는 고구마를 심었습니다.
양배추와 양상추도 속 고갱이가 둥글게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일체 화학비료나 농약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 벌레 먹은 자국은 무슨 훈장이나 단 듯 자랑스럽고,
농약 대신 해로운 벌레를 먹어치우느라 고생인 무당벌레들은 어찌나 기특하고 예쁘던지...

아기를 재워놓고 비가 금방이라도 내릴 듯 무거운 하늘을 머리로 이고
남편과 둘이 밭에 주저앉아 김을 매는데도 끝이 보이지 않나니... 
어른들이 밭에 김을 맬 때는 한꺼번에 제대로 하려들지 말고, 설렁설렁 세 번 매라고 하셨는지 이제야 실감이 납니다.;;;
첫 소출작이 큰 소쿠리로 한 가득~풍성하죠?
집에 오자마자 양푼에 푸성귀 겉절이를 만들어 둘어서 막걸리 한 병을 뚝딱 헤치웠습니다.
그리고 한참 남은 푸성귀는 어제 친구집 마당에서 열린 바베큐 파티에 가져가고,
그래도 남은 것으로 양푼에 쓱쓱 비벼 오늘 점심 한 끼 해결하고
그래도 남은 것들은 일주일 동안 밥상에 내내 올라올 예정입니다.
호호~
휴일에 늦잠도 못 자고 밭으로 끌려나오고
남자에게 가장 힘든 자세, 쪼그려 앉기로 앉아 김 매고,
손질 힘든 솔부추 인내심 시험하며 눈 빠지게 다듬고,
그리고 앞으로 일주일 동안 푸성귀만 먹게 될 것이 분명한 남편~미안해~ㅋㅋㅋ

주말에 비가 왔으니
우리밭에는 온갖 생명들이 작동하고 있겠군요.
감히 오묘한 생명의 진리에 범접할 수 있는 기회와 신성하고 좋은 먹거리를 주신  
오~~하늘님, 땅님, 바람님, 햇님,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은 물론 이 땅의 모든 생명께 감사드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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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천하장사 2010.05.24 15: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럽기만 하다는...
    많아서 내다 팔아도 되겠네요.

주말이면 텃밭 갈 생각에 아침부터 몸이 먼저 들썩들썩 반응을 합니다. 
지난 주말 텃밭은 잔인한 봄을 난 기특한 새싹들이 하나 둘 고개를 내밀고 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심은 감자에 하나둘 싹이 나고 잎이 나기 시작했고,
씨 뿌린 상추 등 잎채소들은 일제히 줄지어 새싹을 틔웠습니다.
우리 딸래미도 이뿌지만, 올망졸망 돋은 새싹들이 어찌나 예쁘던지...^^
줄지어 다닥다닥 붙어 자란 어린 상추를 솎아내고,
솔잎처럼 생겼대서 이름 붙여진 솔부추와 마늘잎의 첫 수확도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밭에서 얻은 것들에 쌈장 조금 넣고 쓱쓱 묻혀서 막걸리랑 먹으니, 그 맛이 정말 기똥찼습니다.^^

이날 저녁 저희집에 친구들이 모여 같이 저녁을 먹었습니다.
이날 소율이 왕이모가 선보인 닭구이도 정말 맛났지만,
밭에서 수확해온 풀잎 샐러드는 정말 천상의 맛이었답니다.
레서피요?
솎아낸 상추 새싹,
웅덩이와 우물 주위로 야무지게 자란 여린 돌미나리,
첫 수확이 가장 맛나고 영양만점이라는 솔부추와 마늘잎 
거기에 다른 거 없이 레몬즙만 뿌렸을 뿐인데...
어린 채소들의 고유의 향이 너무 향긋하고 프레쉬해 일등 쉐프도 울고갈 그런 맛이었습니다.
아직도 이날 저녁을 생각하면 아직도 침이 고이네요.
땅에서 얻은 직접 수확한 채소를 제철에 다른 양념 없이 고유의 맛을 살려 먹는다는 것,
이보다 더 훌륭한 먹거리가 있을까 싶네요.
땅과 하늘에 감사한 행복한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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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율아빠 2010.05.10 1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신 블로그에도 올려요...

가끔 텃밭에 농사 지으러 가는 건지 먹으러 가는 건지 헛갈릴 때가 있을 정도로
저는 토요일 오후 텃밭에서 먹는 밥이 젤루 맛있습니다.
집에서 먹는 흔한 반찬도 밭에 가면 별미가 되는데요.
모두 한 가지씩만 가져와 내놓으니 이렇게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습니다.
저희는 김장김치로 두부김치를 만들어갔는데,
선물 받은 수제소시지와 브로콜리를 삶아오신 분,
삶은 유정란도 오랜만이어서 반가웠어요.
완전 스케일 크게 묵은지 고등어찜을 해서 솥째로 들고 오신 분도 있었답니다.
여기에 막걸리 한 잔 곁들이면 정말 최고의 밥상이 됩니다.

배 불리 먹고 텃밭 주변으로 쑥 뜯으러 다녔는데
금새 한 소쿠리가 되었습니다.
다음주에 이 쑥으로 쑥 버무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기대하시라~
감자랑 상추, 쪽파, 브로콜리, 양배추 등등을 심어놓은 저희 텃밭입니다.
봄비도 제법 왔고, 볕도 좋으니 쑥쑥 잘 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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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나뿐인 지구 2010.04.25 19: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전 부럽부럽^^

궂은 날씨와 바다에서 날라온 비보에 '따뜻한 봄'을 느껴볼 겨를도 없는 사이,
먹먹한 마음을 위로라도 하듯 봄나물들이 땅을 비집고 쑥쑥 올라와 있습니다.

텃밭에 씨를 뿌리고, 
그 주위로 뱅그르 돌면서 냉이와 쑥을 캤습니다. (다른 나물은 구분을 잘 못해서리...)
얼핏 보면 안 보이지만,
땅에 바싹 주저앉아 한 뿌리 두 뿌리 캐다보니 어느새 한 소쿠리 수북하네요.
단출한 우리 가족, 한 두끼 냉이국은 실컷 끓이겠지요?
뿌린 것도 없는데 그냥 자연에서 얻어옵니다.
어제, 오늘은 간만에 날씨가 쾌청합니다.
어제는 바람이 좀 불었는데, 오늘은 한결 포근해진다고 합니다.
가까운 산으로 들로 나가 봄나물 캐고, 무치고, 끓여서 먹으면서 봄을 기다려보면 어떨까요?
우리 모두의 마음에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단, 주의할 점
- 봄나물과 비슷한 독초를 주의하라는 뉴스가 있네요.
자기가 분명히 아는 나물만 캐야겠습니다. 이런 면에서 촌년 출신이 유리^^
- 그리고 서울 한강변 하천 봄나물은 중금속 오염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한강변 나물은 아쉽지만 포기하고 좀 더 무공해 자연을 찾아나서야겠습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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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나뿐인 지구 2010.04.04 1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봄나물 좋네요.^^
    정말 잔인한 4월을 지나고 있습니다.
    모두가 힘내야겠습니다.

  2. 이연경 2010.04.05 1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봄나물 캐러가지는 못하고 사러 가야겠어요.

  3. 뉘조 2010.04.05 21: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이른 봄의 어린 쑥을 넣어 끓인 된장국을 좋아하는데...아직 쑥이 어린가요?

    • 그린C 2010.04.05 22: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쑥은 아직 어리더라고요
      냉이 캐면서 어린 쑥들도 좀 캐서 같이 국 끓여먹었더니
      입안에 아직 향이 남아있네요

지난 주 퇴비를 뿌려 갈아엎은 밭에 감자를 심으러 갔습니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감자는 '두백'과 '수미' 두 종류가 있는데,
두백은 분이 많고 맛이 좋은 반면 소출이 적고,
수미는 수분이 많고 맛은 덜해도 수확량이 좀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하네요.
질이냐 양이냐....두 가지 갈림길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반반씩 심기로 했습니다.

우선, 씨 감자를 쪼갠 다음, 볏짚을 태운 '재'를 뭍이더라구요.
'재'가 소독 효과도 있고, '인산'이라는 성분이 감자의 성분과 같아 작황을 좋게 한다고 하셨어요. (맞게 기억하는지 가물가물;;;) 
밭고랑을 만들어 재에 버무린 씨감자를 한 알 두알 심었습니다.
다들 지식과 경험이 다르니 심는 방법도 제각각입니다.
우리는 초짜이니 선배농부들이 가르쳐주신 대로 해봤습니다.
올해 수확해보면 이러쿵 저러쿵 아는 채를 하겠지요?ㅋ

감자에 싹이 나서, 잎이 나서 헤이맘보~
가위바위보할 때 하는 이런 노래가 있는데...
앞으로 진짜로 싹이 나고 잎이 나고 감자 열리는 걸 보게 되겠죠?
정말 기대됩니다.^^

덤으로 밭 주변으로 냉이와 어린 쑥이 있어 한 바구니 캤습니다.
겨울과 엎치락뒤치락 하기는 했어도 봄은 봄인가봅니다.
오늘 저녁은 봄의 향기, 냉이국을 끓이려고 합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수동적으로 따라만 다니던 신랑이 자기 땅이 생기니 완전 '우리 신랑이 달라졌어요~!'입니다.
이른 아침 시간에도 벌떡 일어나 도시락 싸고, 호미랑 괭이랑 농기구도 사고, 이리저리 남의 밭 눈팅하며 배우고...
뭔가 자기주도적이 된다는 것만큼 신나는 일도 없을 거 같아요.
머지 않은 날, 우리 먹거리만큼은 우리 힘으로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땅 밟고 왔더니 나른하면서도 기분이 좋습니다.
무릇 사람이란 이렇게 땅 밟으며 살아야하는 건데...
우리 아이는 이렇게 땅에 풀어놓고 키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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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율아빠 2010.03.29 1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 훈수는 잴 잘한다니깐..!!
    담주엔 상추나 쌈채소를 심어보는 건 어떻소??

  2. 뉘조 2010.04.05 2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흙 밟고 살고 싶어요....그런데 당분간은 일 떄문에 효창공원 산책하면서 밟는 흙에 만족하면서 살아야 할 듯해요. 어느 동네에서 텃밭을 가꾸시나요?

  3. 그린C 2010.04.05 22: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일산쪽에서 귀농운동본부 도시농부 공동체와 함께하고있답니다.
    언제한번놀러오세요

지난 토요일, 주말텃밭 개장행사가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이웃에 사는 선배가족에 끼여 따라다녔는데
올해에는 정식으로 5평 1구좌를 분양받았어요.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가족들, 더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텃밭에 참여한 동기들도 저마다 각각인데 재밌더라구요.

날씨가 좋지 않아 비닐하우스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각자 가져온 먹거리와 막걸리를 나눠먹으면서 오리엔테이션을 가졌습니다.
돌아가면서 소개도 하고, 기본적인 농기구 설명도 듣고, 겨우내 잠든 밭에 퇴비도 뿌리고 땅도 갈아엎고요.
저는 아기 때문에 비닐하우스에서 부침개 먹으면서 농땡이 부리고 있었지만, 신랑은 삽질 좀 했네요.

남의 땅을 빌려 짓는 농사이지만, 갑자기 방 한 칸 만한 우리 땅이 생기니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땅에 대한 책임감 같은 것도 생기고, 손수 땅을 일궈 먹거리를 얻는다고 생각하니 흥분도 되고...


감히 농사일 거론할 처지는 못 되고
저희 가족이 주말텃밭을 분양받은 이유는 이렇습니다.

흙을 밟는다.
아파트, 빌라 등 잘 지어진 주택에 사는 덕(?)에 많은 사람들이 땅을 밟기는커녕 허공에 떠서 살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라도 시멘트 공구리가 아닌 땅(흙)을 밟을 수 있다면 하는 마음에서... 

몸을 사용한다.
세상이 좋아진 덕분(?)에 일주일 내내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에만 매달려 일합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의 몸은 나날이 퇴화되어가고, 감각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라도 머리 아닌 몸을 움직여 일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에서...

밥을 나눠 먹는다.

요즘 학생들 '밥'문제로 심각한데, 저는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모든 교육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식구의 의미가 그러하듯,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하나의 공동체가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텃밭에서 일하면서 나눠먹는 막걸리 맛은 말할 것도 없고,
각자 집에서 가져온 특별할 거 없는 반찬 한 두가지가 모이면 특별한 한 상이 되고,
그것이 또 이야기 거리가 되어
서로를 알아갈 수 있다는 게 좋아서...

손수 생산한 먹거리를 먹는다.
우리가 열심히 사는 건 어쩌면 잘 먹고 잘 살자는 건데,
그 첫걸음이자 핵심인 먹거리를 손수 얻을 수 있다는 건 큰 의미가 있을 거 같아요.
그야말로 진정한 로컬푸드이자, 안전하고 정직한 먹거리인거죠.


이외에도
좋은 공기 마시고,
쓰레기가 될 뻔한 쌀뜨물, 오줌, 달걀껍질 등을 모아오면 퇴비로 사용할 수 있고,
가족이 함께 일하고 건강한 이웃도 만날 수 있고,
앞으로 조심스럽게 자급자족의 꿈을 키워갈 수 있는 등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너무 많네요.

내 땅은 아니지만, 
땅은 일구는 사람이 임자 아닌가요?
내 땅을 갖게 된 도시농부들, 쬐금 더 행복해지는 겁니다.

전국귀농운동본부 텃밭보급소
http://cafe.daum.net/gardeningmentor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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