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대안학교 아이들과 야유회를 간 적이 있었다. 음식을 준비하던 중 한 여자아이가 신경질적으로 '유기농, 아주 지겨워 죽겠어!'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순간 뒤통수를 얻어 맞는 것 같았다. 너무 놀라서 정확한 상황 파악은 못했다. 그러나 한 어른과 아이 사이에 딸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걸로 봤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난 건지 정황상 어떤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있었다. 아니...어찌보면 상황은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냥 아이의 생각이 그렇다는 게 중요하지. 그렇게 아이들의 생각은 나의 화두가 되었다.


나는 유기농만 고집하지는 않지만, 생협 회원이고, 텃밭에서 직접 자연순환농법으로 채소를 길러 먹고, 시골 집에서 생산자가 확인되는 먹거리를 가져다 먹는 "비교적 유기농과"로 분류된다. 그래서 그런지 유기농이 지겨워죽겠다던 그 아이의 말이 가끔 자동적으로 재생되고는 한다. 먹거리가 무슨 럭셔리 브랜드나 혹은 운동이나 의식화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먹는다는 건 자연스러운 삶과 문화가 되어야 하는데 현대도시에서는 자연스러운 게 참 어렵다.  나와 남편은 겨우 텃밭 몇평 일구는 경력 3년차의 초짜 중의 초짜지만, 가끔 우리 아이가 농부, 최소한 자급자족하는 농부가 되는 꿈을 꾼다. 그리고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반성한다. 어떤 꿈이든 강요되는 것은 꿈이 아니니까...



풋볼선수가 꿈이었다가 유기농 농부가 꿈이라는 11살 짜리 유기농 음식 운동가인 이 아이를 보면서 강요된 꿈이 아니기를 바람과 동시에 우리의 삶과 아이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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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창아 2011.07.01 1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재미난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