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사동에서 약속이 있어서 아기를 안고 지하철을 탔다가 큰 낭패를 보았다. 유모차도 없이, 아기띠도 없이(아기띠는 원래 없음) 용감무쌍하게 지하철을 탄 건, 우리집과 약속장소가 같은 3호선 라인인데다 각각 지하철역에서 5분내 거리에 있고, 출퇴근시간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오후시간이었다 그런데....헐....어림반푼어치도 없는 허술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생각이었다.

지하철에 남은 자리는 하나도 없었고, 다들 고개를 떨구고 자거나 자는 척을 했고, 양보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지하철만 타면 꾸벅꾸벅 졸던 지난 날, 내 앞에서 낑낑거렸을지 모를 아기엄마에게 뒤늦게 사과드리옴...^^) 아기를 안고 괜히 사람들 앞을 서성이다가는 대놓고 자리 양보해달라고 압박하는 거 같아 그냥 구석에 쭈그러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창문밖만 보면서 있었다. 그렇게 30분 남짓 아기를 안고 가다보니 무쇠팔에 가까운 내구성을 자랑하던 내 팔도 백기를 들었다. 다 내릴 때쯤 한 몸이 불편한 할머니가 내리시면서...나도 그렇지만 애엄마는 무슨 생각으로 지하철을 탔수...하면서 혀를 끌끌 차셨다. 그러게요...다음부턴 험한 꼴 안 보고 차를 끌고 나가리라....다짐했다.

그러다가 집에 와서 다시 생각했다. 그래도 지하철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출산 후에는 더는 안 낳아야지하다가 한참 후 출산의 고통은 까먹고 또 낳는 것과 같은 이치..ㅋㅋ) 휴대간편한 의자를 갖고 다니면 어떨까...괜히 아기 안고 사람들 압박하고 불편하게 만들지 말고 당당하게 내 자리 펴고 앉아서 가면 재밌지 않을까 하고...그래서 계속 검색 중에 있다.


이런 건 어떨까?  카드보드지로 만들어 가볍고, 플랫하게 접어서 들고다닐 수 있고, 무엇보다 이렇게 앉아있어도 처량하지 않고 모양 빠지지 않는다.ㅋ



지하철에서 한 복판에서 이러고 앉아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좀비처럼 무기력하게(혹은 아이폰과) 이동중인 사람들에게 잠시잠깐의 재미도 줄 수 있을 것 같고...(얼토당토 아니한 생각이려나...ㅋㅋ)



사실 이 플랫체어는 세미나나 홍보쇼 등에서 사람들에게 즉석의자로 인기를 끌고 있다.




출처: http://www.perfectperch.co.uk/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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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슝 2011.02.11 0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이 압권이네요 ㅋㅋㅋ 정말 스마트폰 좀비들 뿐만아니라 배려불량자들때문에 참 삭막해지는거 같아요. 쌤이 저런 의자를 가지고 다니면 즐거운 변화가 생길 것 같아요 ^^ 파이팅!

  2. 살랑살랑봄바람 2011.02.15 1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이거 괜찮네요!
    근데 바닥과 닿는 부분이 지저분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조금 되는 ㅠㅠㅋ
    하나 가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