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눈을 차마 쳐다볼 수 없었다. '천성산 고속철도 터널 문제'로 청와대 앞에서 단식, 묵언투쟁하실때 지율스님을 찾아뵌 적이 있었다. 말을 나눌 수 없이니 눈빛을 나눠야하는데, 차마 바라볼 수가 없었다. 마냥 부끄러움, 숙연함 같은 것 때문에 차마 고개를 들수가 없었따.

이번에도 또 고개를 떨군다. 직접 대면한 것도 아니고, 신문 지상으로 만난건데, 부끄러움이 이전보다 더하다. 애 딸린 엄마라해도 놀러는 잘 다니면서 4대강 언저리에도 가보지 않았다. 그냥 따뜻한 방에 앉아 죽어가는 강 소식을 전해 들으며 혀만 끌끌 찰 뿐이다. 그런 나에게 친절한 배달서비스를 감행한다. 너희들이 바쁘다고 하니, 내가 가마...어디서 누군가는 뭔가 하고 있어야 사람들이 잊지 않을 거라고...죽어가고 있는 4대강 영정사진을 들고 서울 시내(아니...무관심한 우리의 마음 속)를 저벅저벅 걸어들어왔다.


사진출처: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458855.html

오늘만이 아니라 벌써 지난 11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 서울 광화문 일대를 걷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5명이 걷다가 삼보일배처럼 사람들이 하나둘 따라붙어 지금은 30명 정도가 같이 걷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5~10m씩 떨어져 걸었으며, 망자를 보내는 행렬처럼 모두 액자를 들었다. 액자 속 사진엔 낙동강 경천대의 굽이치는 강물과 모래사장을 헤집는 포클레인이 담겨있었다.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inpho/50103006415

그러다 사진들이 모일 수 있는 집-이동식 미술관을 조계사에 차렸다. 미술관은 작은 컨테이너 유리박스로 바깥 유리벽에 사진이 걸리고 안에는 미디어 아트나 설치물이 전시된다. 첫 전시는 지율스님이 쓰고 기록한 4대강 사진과 글이다. 

4대강 공사로 인해 훼손 논란을 빚은 고려시대 마애불

사진출처: http://chandlee.egloos.com/4523886

지율스님이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외롭게 걸으면서 느끼셨다는 말이 가슴을 때린다. "예전에는 4대강 사업이 정부의 일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우리 공동체가 짓고 있는 공동의 업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길 방문한다고 이 업보가 사라지는 것도 면죄부를 받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여기는 한번 가보리라~생각한다.

위> 낙동강 상류 구담습지의 본래모습(before)과 아래>4대강 사업이 시작된 뒤의 구담습지(after)


위>낙동강 마지막 나루였다는 '본포 나루터'(before)와 아래>옛주막이 있던 자리에 제방을 새로 쌓은 모습(after)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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