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집집마다 콩나물 시루가 있었지요. 요즘 나오는 재배기 말고 둥근 질그릇으로 된 거 말이예요. 우리 어머님들은 콩나물 시루를 머리 맡에 두고 물을 주고는 하셨습니다. 물을 주면 주는 대로 그냥 모두 졸졸거리며 흘러내리는데도 신기하게 콩나물이 쑥쑥 자라는 게 신기했었습니다.

요즘 더 절실히 느낀 거지만, 보고 자란게 무섭습니다. 요즘 딸아이가 콩나물 너무 좋아하는 걸 보니, 콩나물 시루 하나 사서 길러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웹서핑 좀 했는데 요즘 시중에 나온 재배기 종류는 마음에 안 들고, 질그릇은 비싸고...아직은 고민 중입니다.

콩나물 시루를 사려는 목적은 콩나물을 직접 길러먹는 재미가 우선이지만, 콩나물 좋아하는 아이에게 콩나물에 어떻게 자라는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콩에서 싹이 트는 모습을 직접 보는 거니까 요즘 텃밭농사 지으면서 이제서야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이 어떻게 자라고 생긴 건지 하나 둘씩 배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대로 모르는 채 살아왔다는 것이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이거야말로 진짜 상무식입니다. 지금이라도 무식쟁이를 벗어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외국에서도 콩나물 먹는지 몰랐네요. 올해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에 전시되어 있는 콩나물 재배 DIY셋트입니다.
통풍을 위해 얇은 금속 뚜껑에는 구멍이 나 있는 유리컵입니다. 콩나물 시루처럼 물을 주고 빠지는 시스템이 아니라서 며칠동안 수고로움을 감수해야합니다. 콩을 하룻밤동안 물에 담갔다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콩을 물에 헹궈주면, 3일 정도 지난 후에 싹이 튼다고 합니다. 물을 계속 흐르게 하는 대신, 물에 담가두는 거죠. 이렇게 해서 자란 콩나물은 국 끓이고 삶아서 무치는 우리나라 콩나물이라기보다 샐러드나 스터프라이 등에 사용되는 새싹채소에 가까운 것 같아요. 

Sprouting fenugreek Flickr image

조만간 콩나물 시루에 콩나물 길러먹는 날이 오겠죠? 벌써부터 물이 졸졸졸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출처: http://www.davidhenshalldesign.com/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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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15 1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콩나물국밥을 너무 즐겨먹어서 지난주에도 국밥을 먹고 나오는길에 그냥 콩나물을 키워볼까 했거든요. 정말 키우게 되시면 또 좋은정보 부탁드려요~

  2. 지선 2010.10.15 1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릴적 할머니가 살아계실적이 생각이 나네요,,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