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참 흉흉하네요.
아침에 잠깐 파란 하늘이 보이길래 부랴부랴 애기 옷 입혀 나갔더니만 돌풍에 비까지 흩날리는 바람에 바로 철수했습니다;;;;
오늘 같이 변덕스러운 봄날, 저는 책상 앞 멕시코 농부처럼 블루 모드입니다.
그나마 저의 마음을 달래주는 건, 제가 신주단지 모시듯 모시는 Lonely Planet들입니다.
가이드북을 보면서 여행 스케줄 짜다보면, 어느새 금방 떠나는 사람처럼 들떠 있거든요.

저는 여행할 때 호텔을 이용하는 일은 거의 없고,
지역의 소박한 B&B나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늘 빠듯한 예산 때문에도 그렇고, 
그런 곳에 있어야 오고 가는 사람도 많이 만나고 
예기치 못한 상황들에 많이 노출되면서 진정한 여행의 묘미를 느끼게 되거든요.

오늘은 우연히 에콰도르에 있는 Black Sheep Inn이라는 재밌는 숙소를 하나 발견했는데요.
사실 저에게 에콰도르는 생소한 나라 중 하나인데, 순전히 여기 묵고 싶다는 이유로 에콰도르를 가고 싶은 여행지 순위에 올려두게 되었습니다.
사진만 보는데도 왜 이리 기분이 좋아지는지요
벌써 저 집 앞마당에서 개, 고양이, 돼지들과 빈둥거리고 있는 거 같은 기분이 듭니다.(기분 좋아지기 참 쉽죠잉~?)
best hotel black sheep inn photo
이곳은 에콰도르를 지나는 안데스 산맥 고원 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하이커들의 메카로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그냥 며칠 동안 묵으면서 빈둥거려주어야 제 맛입니다.
유명 볼거리를 찾아 멀리 가지 않아도 문 밖을 나서면 주위에 협곡이나 호수가 있고,
굳이 나가지 않고 그냥 방에 누워 바라만 봐도 이런 절경이 펼쳐집니다.
그게 정 심심하다면 주변 고원에서 말을 탈 수도 있고, 지역 재래시장에도 갈 수가 있습니다.
이 여인숙의 목표는 자급자족 실현이라고 합니다.
우선 텃밭에서 유기농으로 기른 신선한 야채와 집에서 기른 양과 닭으로 여행객들에게 음식을 제공합니다.
하이킹을 떠나는 여행객들에게는 도시락을 싸주기도 하고요.

이 집 화장실이 재밌는데, 지리산 실상사에나 있을 줄 알았던 생태 화장실입니다.
이 화장실은 과학적 설계에 의거, 텃밭의 퇴비를 만드는 시스템으로 연결됩니다.
그 설계의 훌륭함으로 냄새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하네요.
빗물을 받아 화장실 물로 사용하고, 식수와 농사에 필요한 물은 태양광 펌프로 길어올립니다.
필요한 에너지는 태양광-풍력 복합 시스템에서 자체 생산하고요.
쓰레기 제로 정책을 도입하여 여행객들이 남긴 빈병들은 사우나나 샤워시설의 벽을 만드는데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디자인적으로도 재밌을 뿐만 아니라 자연채광 효과도 있다고 하네요.
여기에 머물며 요가를 배울 수도 있고, 운동하고 사우나도 할 수 있다고 하니 더 바랄 게 없네요.
전체적인 건물 외관도 이 지역의 자연환경을 거스르지 않고 조화롭게 이어지고 있어서 평화로운 마을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이런 점으로 여러 곳에서 시상하는 에코투어리즘, 에코리조트, 에코숙박지로 선정되었고,
얼마전에는 2010 Treehugger Best of Green에서  Travel and Nature부문 Best Inn상을 받았습니다.
혹시 저보다 먼저 에콰도르에 가시는 분들은 꼭 들러보시기 바래요.

홈페이지 http://blacksheepinn.com

우리나라에도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의 유명세로 생태여행, 공정여행의 개념이 유행하고 있는데요.
이왕 걷기 여행을 떠난 김에 도시에서는 하고 싶어도 못하는 친환경적 삶을 살아볼 수 있도록 이런 생태적 숙소들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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