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다. 워낙 걸을 일이 없어져버린 요즘, 일부러 걸을 장소를 찾고, 시간을 내어 걷고, 걷는다. 이동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걷는 것 자체가 목표가 되었다. '걷기 열풍'이라는 유행에 편승하여 걷는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는 게 다행이라고 해야할지...씁쓸해질 때가 있다.

이렇게 걷는 게 유행이다보니 공원이고, 숲길이고 줄지어 걷는다. 그렇게 또 걷는 것 마저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내 속도가 아닌 남들 속도에 맞춰가야될 때 무리에서 이탈하고 싶어진다. 그렇게 슬슬 꽤가 날 때쯤 벤치가 나타나주면 핑계가 좋다. 벤치가 나타나면, 그래 다리가 아픈 거 같아 하며, 쉬어갈 때가 된 거 같아 핑계를 대며 무조건 털썩 앉고 본다.

서구식 입식생활을 하기 전,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사람들보다 문화적으로, 유전적으로 친환경적이었다. 방에 이불을 깔면 그게 침대고, 방에 이불을 걷으면 거실이 되고, 밥상을 놓으면 주방이 됐다. 벤치나 의자도 필요없다. 나무 데나 걸터앉으면 그게 벤치가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쉬어가는 일마저 나무의 희생을 강요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벨기에의 Andries Vanvinckenroye는 벤치에 대해서 새로운 생각을 했다. 벤치를 만들기 위해서 나무를 자르는 것보다, 살아있는 나무 그 자체를 활용하는 방안이 없을까? 그런 고민에서 탄생한 것이...Brench다. 나무 사이에 작은 홀을 내고(이조차도 없었으면 더 좋겠지만), 그 사이에 나무를 끼워 벤치를 만드는 방식이다. 살아있는 나무는 벤치의 다리도 되고, 팔걸이되고, 등받이도 되는 거다. 작년에 이 디자인으로 Design Platform Limberg Prize(청소년들의 디자인 재능을 발굴하는 대회)를 수상했다.


살아있는 나무에 구멍을 뚫는 것이 나무에 미치는 영향이나, 환경피해가 없는 합성재료로 만든 벤치 상판이 정확히 어떤 건지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이 되어 있어 아직 완전히 이해를 못했다.(Sorry about that!!!)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디자인!!! 에 대한 고민과 시도가 아닐까? 이 벤치는 그런 논의를 위해 사회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출처:
http://www.brench.eu/



Posted by 에코살롱 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