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아침에 눈 뜨자마자 밭으로 달려갔습니다. 지난 주 심어놓은 금배추들을 돌보기 위해서지요. 요즘 심기만 해도 벌레가 갉아먹기 시작하는데, 다행히 아직 배추들이 무사해보였습니다. 오늘, 내일 비가 크게 내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배추에 목초액이랑 액비를 뿌려 주었습니다.  슬슬 떠나려는데, 어디선가 띠옹하고 나타나신 지우도농님(우리 텃밭스승님)께서 선유동 밭에 구경가자고 하셔서 따라나섰습니다. 

우리 밭에서 차로 10여분 남짓 떨어진 곳이었는데, 거긴 또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들깨며 콩이며 사람 키만큼 자란 작물들로 수북히 뒤덮힌 것이 무슨 요새같기도 하고, 앞에 실개천이 흐르고 커다란 밤나무 그늘 아래 선유각(아래 사진에서 덩쿨로 뒤덮인 곳)을 세워놓은 모양은 그야말로 신선들만 놀다가는 무릉도원이 따로 없는 거 같더라구요. 
 

여기서 땅콩 수확하는 것 좀 도와드리고, 깻잎 따고, 부추도 따서 모두 얻어왔습니다. 씨 뿌리고 농사 진 사람은 따로 있는데, 이렇게 날로 얻어먹어도 되는 건지 송구스럽더라구요. 게다가 요즘처럼 채소값 귀한 시절에 말이예요. 이렇게 밭에서 농사 짓다보면 자기 것 챙겨가는 욕심보다는 이웃에게 나눠주고 싶은 넉넉한 마음이 생기나봅니다. 밭에 가면 작물만 얻어오는 것이 아닙니다. 땅으로부터는 무한한 겸손함, 같이 농사짓는 사람들로부터는 넉넉한 마음과 지혜를 늘 배워옵니다.

아...비도 오는데, 오늘 저녁은 얻어온 부추로 부추전 해 먹고 땅콩 삶아 먹으려고요. 지금 햇땅콩은 삶아 먹어도 맛있다고 하네요. 완전 기대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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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에코살롱 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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